혼돈의 태국, 단기선교 안전지대 아니다
입력 2010-05-16 18:04
그동안 안전한 국가로 알려졌던 태국이 최근 정부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위기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올 여름 태국 단기선교 활동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선교 전문가들은 준비 없이 단기선교에 나갈 경우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며 철저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라고 충고했다.
◇철저한 대비책 가져야=일주일에서 10일 정도 일정의 단기선교는 현장 경험을 통해 선교 비전을 습득하고 선교지를 향한 후원자로 살아가는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용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지속돼 왔다.
특히 지난 2007년 아프간 피랍 사건 이후부터는 위기에 따른 안전문제가 대두됐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갖고 가더라도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위기 관리는 최근 태국 소요 사태로 재차 강조되고 있다.
GP선교회 이용웅 한국대표는 “아무리 안전한 지역이라도 이젠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철저한 준비와 계획은 필수”라고 말했다.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다면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0404.go.kr)를 체크하자. 여행경보제도, 국가별 안전정보, 해외여행자 인터넷 등록제, 비자 등 정보가 나와 있어서 출발 전 점검에 유용하다. 비상시에는 영사 콜센터(02-3210-0404)를 이용해도 좋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며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전화로 연결된다.
현지 선교사, 공관, 항공사 지점, 비상 연락처 등은 꼼꼼히 챙겨야 한다. 만약 위험 지역이라면 반드시 현지 공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태국 단기선교, 당분간 어려워=태국은 몽골 다음으로 단기팀 방문이 많아 매년 1만∼1만5000여명 정도가 찾았다. 그러나 올해는 정치적 소요가 장기화되면서 단기선교 자제론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강대흥 사무총장은 “15년간 활동한 선교사들이 이런 소요사태는 처음이라고 전한다”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내달까지 단기선교 활동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위기관리국 이영철 목사도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그동안 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지서 활동 중인 양덕훈 선교사는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으로 군인과 경찰들이 주요 도심 도로를 삼엄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이틀간 총성과 화약 냄새가 많이 나 시민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태국은 정치적 소요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단기간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일본 정부는 방콕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고 태국 정부는 방콕과 주변 지역에 발령했던 비상사태를 15개주로 늘려 선포했다. 외교통상부도 국가별 여행경보단계에서 태국 방콕을 제2단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신변안전에 특별 유의를 당부한 상태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안희열(침신대) 교수는 “최근엔 지역교회 중심의 단기선교가 증가하고 있지만 위기 교육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선교단체와 협조해 위기대처 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