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방콕 중심가 ‘실탄 발사구역’ 지정

입력 2010-05-17 00:20

태국 군경과 반정부 시위대(UDD·레드셔츠) 간 격렬한 충돌은 16일에도 이어져 정국은 더욱 혼미한 상황이다.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유엔 등 국제사회가 우려 속에 평화적 해결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태국 정부는 이날 비상사태 선포 지역을 확대하고 17∼18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시위대 봉쇄작전을 계속 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북부와 동북부의 15개주에 이어 지방 5개주에 대해서도 16일 추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그러나 UDD는 이날도 군경이 ‘실탄 발사구역’으로 지정한 방콕 중심가인 라차프라송의 라차프라롭 일대에서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시위를 계속했고, 군경은 공포탄과 최루탄을 쏘며 맞섰다. 지난 13일 이후 16일 오후까지 계속된 유혈충돌로 30명이 숨지고, 232명이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UDD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군부대가 시위대 탄압을 중단한다면 유엔 중재 아래 정부 측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는 “유엔의 개입은 필요 없다”며 협상 요청을 거부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시위대에 대한 봉쇄작전을 지속할 것이며 시위대가 농성장소를 떠나야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피싯 총리는 또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방콕 내 모든 학교의 개학 시기를 1주일 연기토록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5일 미국 시민들에게 태국 여행 자제령을 내리고, 필수 요원을 제외한 현지 대사관 직원과 가족을 철수토록 했다. 스위스도 방콕 주재 대사관을 잠정폐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성명을 통해 “시위대와 정부 측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