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소행 판단…軍, 대북 성명 검토”

입력 2010-05-17 00:24

군 당국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판단하고, 대북성명 형식의 입장표명을 검토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지금까지 조사를 통해 천안함이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했으며, 북한의 어뢰라는 판단을 내릴 만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따라 군 당국이 20일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대북성명 형식으로 북한과 국민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 표명은 김태영 국방장관 또는 이상의 합참의장 명의의 성명 등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천안함 침몰 사고가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규정된 만큼 김 장관 명의로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천안함 사고가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미국이 ‘군사적 공격(armed attack)’이라고 규정한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북한을 명시하는 데는 합조단에 참가한 미국과 영국, 호주, 스웨덴 등 다른 국가의 동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사고조사 결과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북한은 상당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남북관계도 냉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2+2(외교·국방) 차관보급’ 회의에서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모든 면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고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밝혔다.

이 차관보는 “미국 정부는 천안함 사고를 중대 사안으로 간주하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