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대응 떠보기? NLL 분쟁수역 만들기?…북 경비정 NLL 침범 왜
입력 2010-05-17 00:22
북한 경비정이 주말인 15일 밤늦게 잇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으며, 우리 해군은 고속경비정 편대를 출동시켜 경고사격까지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해군은 북한 경비정 1척이 연평도 서북방 해역에서 NLL을 넘어오려 하자 ‘귀측 경비정이 우리측 해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즉시 복귀하라’는 경고방송을 했고, NLL 침범 이후에도 두 차례의 경고방송을 했다.
북한 경비정은 30분 만에 북상했지만, 47분 뒤엔 다른 경비정이 같은 해역으로 남하했다. 이에 우리 고속정은 두 차례의 경고방송 후 곧바로 경고사격을 가했다.
우리 고속정은 북한 경비정의 우측 앞쪽을 향해 한 번에 3~4발의 포를 발사해 경고했지만, 다행히 함정 간 충돌은 없었다. 우리 군의 교전수칙은 ‘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 등 3단계로 돼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군은 우선 북한 경비정이 같은 해역에서 연이어 NLL을 침범한 것으로 볼 때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해군의 대응 태세가 얼마나 강화됐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 NLL을 의도적으로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오는 20일 천안함 침몰조사 결과 발표 이후 남측의 대응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NLL 해역을 분쟁 수역화하기 위해 경비정을 내려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16일 “남측이 천안함 사태를 국제적으로 대응할 경우 북측은 NLL이 정전협정상 근거가 없는 경계선이라는 점을 적극 이슈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가 꽃게철이고 북한 경비정의 월선(越線) 당시 주변에 북한과 중국 선박이 조업 중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어선 단속 차원이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영 국방장관과 이상의 합참의장은 천안함 사태 때와 달리 보고를 받은 즉시 국방부 청사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로통행 차단에 대한 북한의 위협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지난달 10일에 이어 또다시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남측은 불순한 내용의 삐라들과 소형라디오, 1달러 지폐, DVD를 대량 살포하도록 조장 묵인했다”면서 “남측은 대북 심리전 재개가 불러올 파국적 후과(결과)에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2008년 12·1조치와 유사한 육로통행의 제한, 차단 조치를 남측을 압박하는 다음 단계 조치로 취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