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한나라, 유시민 때려 盧風끄기-민주당, 오세훈 공격해 氣꺾기
입력 2010-05-16 18:27
6·2 지방선거 후보등록 후 첫 주말을 맞아 여야 지도부와 후보들은 공약발표와 간담회,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유권자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 ‘유시민’ 집중 공격=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16일 서울 사당동 박덕경 서울시의원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 야3당 경기지사 단일 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유 후보가 천안함 침몰사태에 대해 ‘어뢰·기뢰 폭발설은 억측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유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스스로 친북세력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유 후보는 공직 후보의 자격이 없는 만큼 당연히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유 후보를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롱하는 반국가적인 후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반응은 유 후보가 야3당 단일 후보가 된 이후 수도권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데 따른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 빅3 후보들은 공약 알리기에 주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건국대에서 대학생들과 타운 미팅을 갖고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면서 청년 일자리, 대학생 주거복지, 서울 전역 공중 무선랜 확대 등 3대 청년공약을 제시했다. 일자리 공약 중 하나인 청년 경력관리제는 서울시가 대학생 및 청년들에게 기업이 요구하는 과제와 정보를 제공한 뒤 그에 맞는 아이디어 등을 제출하면 전문가들이 평가해 인증을 해 주는 제도다. 오 후보는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으로는 구상 단계임을 전제로 학생이 금융권으로부터 학자금을 대출받을 경우, 갚아야 하는 이자 가운데 일부를 서울시가 보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전날 부천과 광명, 하남시를 방문한 데 이어 양평과 가평, 광주시를 잇따라 찾아 각 지역 공약을 발표하는 등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앞서 기선잡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론을 내세워 그린벨트와 상수원 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를 풀겠다고 공약했다.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계양산을 찾아 “‘발전이냐 정체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천의 지속발전을 위해서는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안상수가 제격”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 ‘오세훈 때리기’ 주력=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기로 했던 기자회견 장소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변경했다. 경기도에서부터 불고 있는 단일화 바람을 최대 승부처인 서울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서울시정 8년은 전시 행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한 실패한 8년이었다”면서 “16개 시·도 중 오세훈 서울시장만큼은 이번에 꼭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한강 동작대교 남단의 ‘플로팅 아일랜드’ 공사현장을 찾아 “오 후보의 한강 주운(舟運) 계획은 사실상 한강 운하이며 한강 르네상스는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한 후보는 “당선되면 4대강 사업에 편승한 한강 운하 사업을 폐기하고 한강을 생명이 흐르는 진정한 생태형 하천으로 조성하겠다”며 신곡보 철거, 지천과 소하천 살리기, 생태습지 4곳 추가 조성 등을 골자로 한 ‘한강살리기 공약’을 제시했다. 한 후보 측은 또 야당과 재야 시민사회세력이 참여하는 ‘사람특별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는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경선에서 한 후보에게 패했던 이계안 전 의원, 시인 도종환씨, 최병모 전 민변 회장 등 13명이 참여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수원과 화성지역 고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와 바자회장 등을 찾아 야 3당 후보임을 알리며 표심을 공략했다. 유 후보는 전날에는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심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공을 들였다.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용현3동 성당을 찾아 “지금 인천시가 교육·복지·재정의 3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시장,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시장을 뽑아 인천시를 바꿔보자”고 역설했다.
한장희 이도경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