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서울 오세훈 ‘우세 굳히기’ vs 한명숙 ‘뒤집기’ 대격돌

입력 2010-05-16 21:19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판세 분석-수도권

◇서울=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우세 속에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지난 14일 ARS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와 한 후보 간 격차는 11% 포인트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각종 조사에서는 격차가 20% 이상 벌어졌었다. 특히 적극 투표층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서치뷰의 지난 13일 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50.8%, 한 후보는 39.2%로 격차가 11.6% 포인트로 좁아졌다. 민주당 측은 “자체 조사에서는 격차가 5%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은 경기에서의 야권 단일화로 서울의 진보세력 결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오 후보 측은 16일 “역전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유시민 후보가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 후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서울의 보수세력도 향후 결집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후보 측은 “현 정권을 심판해야겠다는 표심이 워낙 강해 역전할 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가 친노계 ‘대표 선수’로 나선 만큼 양측 모두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판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양측 간 신경전 끝에 TV 토론이 두 차례 무산된 가운데 17∼19일 예정된 3∼4번의 TV 토론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 측은 한 후보의 비리 혐의를, 한 후보는 오 후보의 전시행정을 집중 공격한다는 방침이다. 보수표와 진보표가 거의 고정된 상황이어서 TV 토론이 부동표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 후보와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 간 단일화 여부도 지지율 변화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와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는 3~4%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경기=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민주당·민주노동당 단일화 후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를 뒤쫓는 형국이다. 여의도연구소의 14일 조사에서 김 후보가 유 후보에게 6% 포인트 정도 앞섰으며, 양자 구도 시에는 격차가 더 좁혀졌다. 특히 적극 투표층에선 유 후보가 오히려 김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지역 유력 언론이 야권 후보 단일화 후 조사한 결과 여전히 우리가 15% 포인트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야권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단일화 후 민주당 지지표가 상당 부분 유 후보 측에 흡수되지 않았다는 게 김 후보 측 분석이다. 아울러 김 후보 측은 지방선거의 특성상 천안함 사건이나 노 전 대통령 추모 같은 정치 이슈보다 지역밀착 이슈와 도지사 자질에 대한 평가가 표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 후보 측은 단일화 후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김희숙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3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의 조사 결과 5% 포인트로 좁히는 등 단일화 효과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이 정도면 실제 투표에서는 이긴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은 집권여당 소속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통한 지역교통 문제 해결과 지역 균형발전 등으로 지지율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유 후보 측은 수도권 규제 완화, 쌍용차 회생과 일자리, 경기 남부와 북부 간 지역 불균형 해소, 참여행정 등 다양한 공약으로 역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천=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11일)와 여의도연구소(14일)의 조사에서 단순지지도는 안 후보가, 적극 투표층에서는 송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 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풍(盧風)’이 덜한 편이어서 공약과 정책대결에서 승부가 엎치락뒤치락할 전망이다. 특히 시의 재정건전성과 송도신도시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 후보 측은 인천시 부채가 7조원(인천시 약 2조4000억, 공기업 약 4조5000억원)으로 재정이 파탄지경이고, 이는 무분별한 개발사업과 전시행정 때문이라고 공격한다. 이에 안 후보 측은 “일을 많이 하면 빚도 많은 법이고, 이런 비판은 행정과 기업가 마인드가 결여된 결과”라고 일축했다. 또한 송 후보는 송도신도시 개발로 인한 구도심 공동화를 문제 삼고 있지만 안 후보는 송도신도시 효과가 여타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손병호 이도경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