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전원주택 노린 3인조 납치강도단, 청심환 먹고 영화처럼 범행

입력 2010-05-16 18:09

그들은 범죄 영화를 보며 범행을 준비했다. 영화 속 강도들이 어떤 차림으로 신분을 감추고 어떤 도구와 말투로 피해자를 협박하는지, 범행 흔적은 어떻게 감추는지 유심히 봤다. 재래시장에서 해골 무늬가 있는 두건과 흉기 등을 샀다. 범행 당일에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청심환을 사 먹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별장을 찾은 중소기업 사장 부부를 납치해 현금 3억원을 뜯어낸 혐의(특수인질강도)로 김모(36)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10일 경기도 가평군의 전원주택에서 모 업체 사장 박모(59)씨 부부를 흉기로 협박해 납치했다. 이들은 박씨의 아내를 인질로 잡고 박씨에게 돈을 가져오도록 했다. 박씨 부부는 현금 3억원을 주고서야 풀려났다.

주범 김씨는 박씨 부부 집에서 10년간 파출부로 일한 동거녀의 어머니에게서 부부가 별장에 자주 간다는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 동거녀의 어머니를 별장에 데려다주는 척하며 현장을 답사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범행 사흘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외딴 전원주택은 강력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반드시 감시카메라와 방범창을 설치하라”고 당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