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 中, 미인 초선의 고향 논쟁

입력 2010-05-16 17:58

중국에선 요즘 미인 초선의 고향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초선(貂蟬)은 서시, 왕소군, 양귀비와 함께 중국의 4대 미인으로 꼽힌다. 초선은 삼국지의 초기에 나오는 인물이다. 한나라 대신 왕윤(王允)의 양녀로 용모가 매우 뛰어난 데다 노래와 춤에 능했다고 한다. 삼국지연의에서 동탁과 여포 사이를 이간질하는 역할로 유명하다.

현재 간쑤(甘肅)성 캉러현, 산시(陝西)성 미즈현, 산시(山西)성 신저우 등 3곳이 초선의 고향이라며 유적지와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3곳은 초선과 관련된 역사적 문헌이나 풍문 등을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초선과 관련해서는 이들 지역 이외에도 워낙 설(說)이 많아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역사적인 인물을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중경신보(重慶晨報)가 16일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지방정부 사이엔 고증되지 않은 역사 인물, 소설 속 주인공, 미녀, 영웅, 시인, 악당 등의 이름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이들 인물과 연관된 지역으로 지목될 경우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고향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후베이(湖北)성 안루와 쓰촨(四川)성 장여우, 간쑤성 톈수이 등 3개 도시는 물론 키르기스스탄의 톡막까지 가세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삼국시대 명장 조운(趙雲:조자룡)의 고향을 놓고도 허베이(河北)성 싱타이(邢台)시 린청현과 스자좡(石家庄)시 정딩현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산둥(山東)성 텅저우(騰州)와 허난(河南)성 루산(魯山)은 지난해 묵자(墨子)의 고향을 차지하기 위해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허난(河南)의 난양(南陽)과 허베이 양판(襄樊)은 서로 제갈량(諸葛亮)의 고향이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산둥 룽커우와 장쑤(江蘇)성 수간은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났던 서복(徐福)의 고향이라고 맞서고 있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