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 맡은 김동호 부산영화제 위원장
입력 2010-05-16 19:10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영화들 수준이 매우 높아요.”
제63회 칸 영화제에 참가 중인 김동호(73)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주목한 만한 시선’ 부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올해 이 부문에는 102세의 노장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이 연출한 ‘안젤리카’를 비롯해 프랑스 누벨바그의 아버지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신작 ‘필름 소셜리즘’이 초청작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칸 영화제에만 6번째인 홍상수 감독의 신작 ‘하하하’가 초청됐고 자장커(賈樟柯), 올리버 슈미츠 감독 등도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감독들의 면모가 정말 대단하다”면서 “무게감만 보면 경쟁부문보다 더 묵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의 칸 영화제 진출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밑거름을 놓았다고 강조했다.
“부산영화제가 생기고 나서 1997년부터 칸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부산을 찾았습니다. 1998년부터 2∼3편씩 늘기 시작해 매년 4∼5편 정도가 칸에 진출했어요. 작년에는 무려 10편이나 진출하기도 했죠.”
1996년 첫발을 내디딘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양한 평론가와 감독들이 찾아오면서 한국 영화가 유럽에 자주 소개되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시’, 임상수 감독의 ‘하녀’를 포함해 모두 5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됐다. 경쟁부문에는 3편이 진출한 프랑스에 이어 영국과 함께 2편의 영화를 올렸다.
초대부터 15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계획이다. 그는 “든든한 후배들이 있어서 걱정이 없다”며 “영화제의 생명은 프로그램 개발에 있다. 좋은 영화와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소개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부산영화제가 지향해야 할 점으로 필름을 사고파는 마켓의 강화를 꼽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잡았지만, 올해로 5회째를 맞는 필름 마켓은 이제 걸음마를 내딛는 수준이다.
김 위원장은 “부산이 한층 더 발전하려면 마켓을 강화해야 한다”며 “최소한 아시아의 마켓은 부산이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