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찾아 14번째 방한 ‘미스 위스콘신’ 소아과 의사 김경림씨 출국
입력 2010-05-16 19:10
“거울을 볼 때면 세상 어딘가에 저를 닮은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에 엄마가 몹시 보고 싶어요.”
생모를 찾아 고국에 왔던 ‘미스 위스콘신’ 출신의 김경림(미국명 주디 강·34)씨가 15일 쓸쓸히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씨는 태어난 지 얼마 후인 1976년 9월 서울 성동구 소재 ‘서울어린이의 집’ 근처에 버려진 뒤 경찰서와 해외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를 거쳐 이듬해 2월 미국 양부모의 품에 안겼다. 2003년 ‘미스 위스콘신’에 뽑혔고 소아과 의사(미네소타 의대 조교수)까지 되는 등 미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생모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다.
98년 첫 방한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그는 입양기관과 경찰서 등 뭔가 출생 흔적이 남아 있을 법한 곳은 샅샅이 뒤졌지만 부모와 관련된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지난주 14번째로 모국을 찾았지만 이번에도 성과는 없었다.
김씨는 “그동안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 TV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지만 출생기록이 부정확해 나를 몰라보는 것 같다”며 “당시 신장과 체중 기록을 근거로 추정해보면 1976년 6∼7월 중 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가 없는 일에 계속 매달리는 게 답답해 보일 법도 하지만 양부모님은 이 일의 중요함을 이해하시고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워 주신다”며 “한때 버려진 신세를 원망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뿌리 찾기’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모를 찾으면 제일 먼저 “낳아줘 고맙다”는 말로 위로를 드리고 싶다는 그는 “엄마를 만날 수 있다면 지구 어디라도 날아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