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월 20일 천안함 발표가 중요한 이유
입력 2010-05-16 19:03
제4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6개항으로 된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하고 어제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이번 회담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중국 측 태도에 일부 진전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한·중 양국의 시각차만 재확인한 셈이 됐다. 천안함 관련 내용은 “우리는 3월 26일 발생한 한국 해군선박 천안함의 침몰 사건으로 다수의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해 애도를 표하고, 동 사건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였다”고 발표문에 포함됐지만 의례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북한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은 별개라며 “천안함 사건 해결 없이 6자회담은 없다”는 우리 측 애를 태우고 있다. 명백한 물증 없이 북한과 혈맹관계인 중국이 한국 측 입장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가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미 양국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사실상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은 ‘동맹군에 대한 명백한 군사적 공격’으로 판단을 내렸다는 믿을 만한 보도도 있었다. 이를 토대로 양국은 다각적인 대북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북한 소행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 없이는 중국은커녕 중립 성향 국가들의 협조도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게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다.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감안할 때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대북제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지금 상황에서도 큰소리치는 것은 중국이 버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일 게다. 북한의 생각은 착각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도 중국이 북한을 더 이상 두둔하지 못하게 할 증거가 필요하다.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제주에선 한·중·일 정상이 만난다. 결정적 증거를 제시해 연이은 한·미, 한·중·일 최고위급 회담이 대북제재 방안을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