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과거의 기도… 은퇴 목회자 목자교회서 한국교회 제2 도약 간구

입력 2010-05-16 18:04


매 주일 오전 10시30분이면 서울 노량진2동 CTS기독교TV 아트홀에 있는 ‘목자교회’에서는 찬양과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진다. 100여쌍의 70∼90대 은퇴·원로목사와 사모들이 드리는 예배의 자리다.

이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은 2008년 3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를 지낸 박천일 목사가 CTS기독교TV 감경철 회장, 34명의 은퇴목사와 함께 목자교회 창립예배를 드렸다.

눈과 귀가 어두워 돋보기와 보청기를 사용하지만 이들이 정성스레 드리는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이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들은 나라와 민족 및 한국교회를 위한 기도를 드리고 있다.

목자교회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이만신 전 한기총 대표회장을 비롯한 모든 회원이 예배 설교와 기도, 축도 순서를 담당한다. 때론 외부 강사를 초청해 건강 강좌를 연다. 분기마다 열린 음악회와 국내 성지순례 등으로 위로행사를 갖기도 한다. 이번주엔 80여명이 일본 규슈와 나가사키 성지순례를 떠난다. 가족이 없는 목회자들에게는 상조회비를 지원해 사후 장례 절차에 대비하고 있다.

쉐퍼드코럴찬양팀(단장 송봉희 집사)과 복음가수 김태석 목사는 예배 전 찬양을 맡는다. 은퇴 여전도사들도 헌금위원과 안내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재정은 헌금과 후원금 등으로 충당한다. 10여개 교회와 성도들이 성미를 후원한다. 몇몇 성도들은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와 결연해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회원들은 예배만 드리는 것이 아니다. 소년원을 찾는 등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을 베풀고 있다. 최근엔 위문공연에 나서기 위해 찬양대원을 모집하고 있다.

박천일 목사는 “은퇴목사들은 1950∼90년대 한국교회 부흥을 이끄셨던 주역들”이라며 “앞으로 그분들과 사모님들을 위한 생활관을 건립하고 그분들의 노하우와 영성을 배우고 다시 한번 일할 수 있도록 목자교회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 은퇴목사들은 일종의 ‘소외계층’이다. 일선에서 물러난 목회자들의 복지 대책이 크게 부족한 실정인 것. 은퇴 후 예배 드릴 곳이 마땅치 않아 남모르는 가슴앓이를 하는 목회자들도 적지 않다. 장성훈(93·영천제일교회) 목사는 “일선에서 물러난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성장을 위해 각 처소에서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