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올여름 단기선교 빨간불

입력 2010-05-16 16:56

[미션라이프] 태국은 그동안 안전한 국가로 알려졌다. 상당수 국내 단기선교팀이 매년 여름 이곳을 찾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올 여름 태국 단기선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교 전문가들은 내달까지 수도 방콕을 비롯한 15개 지역에서 단기선교를 중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국 단기선교, 당분간 어려워=태국은 한국교회 단기선교팀이 많이 찾는 대표적 지역이었다. 몽골 다음으로 많아 매년 여름과 겨울이면 1만∼1만5000여명 정도의 선교팀이 찾았다. 그러나 올해는 정치적 소요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180도로 변해 단기선교 자제론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강대흥 사무총장은 “15년 간 활동한 선교사들이 이런 소요사태는 처음이라고 전한다”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내달까지 단기선교 활동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위기관리국 이영철 목사도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그동안 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정치적 소요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단기간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일본 정부는 방콕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고 태국 정부는 방콕과 주변 지역에 발령했던 비상사태를 15개주로 늘려 선포했다. 외교통상부도 국가별 여행경보단계에서 태국 방콕을 제2단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신변안전에 특별 유의를 당부한 상태다.

현지서 활동 중인 양덕훈 선교사는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으로 군인과 경찰들이 주요 도심 도로를 삼엄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이틀간 총성과 화약 냄새가 많이 나 시민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 선교사는 “선교사들과 한인교회들은 상황을 주시하며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대비책 가져야=한편 태국 소요 사태로 단기선교 활동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재차 강조되고 있다. GP선교회 이용웅 한국대표는 “아무리 안전한 지역이라도 이젠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철저한 준비와 계획은 필수”라고 말했다.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다면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0404.go.kr)를 체크하자. 여행경보제도, 국가별 안전정보, 해외여행자 인터넷 등록제, 비자 등 정보가 나와 있어서 출발 전 점검에 유용하다. 비상시에는 영사 콜센터(02-3210-0404)를 이용해도 좋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며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전화로 연결된다.

현지 선교사, 공관, 항공사 지점, 비상 연락처 등은 꼼꼼히 챙겨야 한다. KWMA나 외교부는 단기선교 출발 전 현지 선교사를 통해 안전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라고 권한다. 만약 위험 지역이라면 반드시 현지 공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안희열(침신대) 교수는 “최근엔 지역교회 중심의 단기선교가 증가하고 있지만 위기 교육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선교단체와 협조해 위기대처 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