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연장 조기시술땐 최장 20㎝ ‘쭉쭉’

입력 2010-05-16 17:38


‘팔·다리 기형 바로잡는다’ 라파메디앙스병원·국민일보 공동 기획

현재 자신의 키에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국인의 체형이 점점 서양인들처럼 커지고 팔·다리가 길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기형’ 팔·다리를 교정하는데 사용되는 사지 연장 수술에 대해 라파메디앙스병원 대표 원장 김용욱 박사의 도움말로 4회에 걸쳐 알아본다. 김 박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상경험을 가진 사지 연장 및 기형 교정 전문가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증(왜소증)이란 성인이 됐을 때 키가 약 147.5㎝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또 또래의 평균 키보다 10㎝ 이상 작거나 성장곡선 상에서 백분율 중 3% 이하, 성장속도가 만 3세 이후 연간 4㎝ 이하일 때도 저신장증으로 분류된다. 사지 연장 및 기형 교정 수술은 이들의 작은 키를 키워주는 치료법이다.

◇연골무형성증 저신장 환자에게 특히 유용=작은 키를 키우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성장호르몬결핍증 등과 같이 병적인 원인으로 키가 제대로 크지 않을 때는 모자라는 성장호르몬 등의 약물을 외부에서 보충하거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속칭 ‘난쟁이’로 불리는 연골무형성증 저신장 환자들과 단신 콤플렉스 환자들의 경우에는 뼈를 인위적으로 늘여주는 수술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바로 사지 연장 및 기형 교정 수술이다.

연골무형성증 저신장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키가 작은 사람과 달리 훨씬 더 팔·다리가 짧고 체형도 기형적이다. 성인이 됐을 때 이들의 최종 신장은 약 115∼130㎝에 불과하다.

이들의 경우 치료는 뼈 성장이 끝난 다음 시작하는 단신 콤플렉스 환자들과 달리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왜냐하면 어릴 때 치료를 시작할수록 짧은 기간에 많이 늘일 수 있기 때문. 김 박사는 “다 큰 다음 시작하면 팔·다리 길이를 약 10㎝씩 늘이는데 각각 1년 4개월이 걸리지만 어릴 때는 이보다 짧은 4∼9개월 만에 최장 20㎝까지 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뼈 연장 속도가 빠른 만큼 재활 및 회복 기간도 대폭 단축된다. 따라서 연골무형성증에 의한 저신장으로 겪을 정신적, 심리적 충격과 갈등을 조기 해소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연골무형성증 저신장 환자들은 나중에 척수강 협착증을 합병, 요통뿐만 아니라 보행 장애를 겪는 경우도 많다. 조기 사지 연장 및 기형 교정 수술은 연골무형성증 저신장 환자들의 이런 후유증 및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는데 보탬이 된다.

◇하루에 0.1㎜씩 팔·다리뼈를 늘인다=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피질골 절골술’이라는 특수 기술을 이용, 뼛속의 혈관이나 골막 등은 손상시키지 않고 뼈 겉 부분(피질골)만 미세하게 잘라 금을 낸다. 이렇게 금을 낸 뼈와 뼈 사이를 매일 조금씩 벌려 주면 새로운 뼈가 자라 채워가는 방식이다.

치료 기간 중 금을 낸 뼈를 매일 일정한 간격으로 고정시키는 기구는 3종류가 있다. 순수하게 금을 낸 뼈의 아래 위쪽에 각각 핀을 박고 외부에서 고정시키는 기구만 사용하는 것과, 아래 위쪽의 뼛속에 아예 고정기구를 집어넣어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병용하는 것이다.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어 어떤 방법을 쓸지는 환자의 뼈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외고정 기구는 수술을 한 번에 끝내고, 치료 중 팔·다리의 모양이나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지만 고정기구 착용 기간이 길고, 노출돼 있는 핀 주변의 잦은 감염으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순수하게 내고정 기구만 장착하는 방법은 뼈를 늘이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골수강이 넓지 않은 경우 시술이 불가능한 게 단점이다.

마지막으로 내외 고정 기구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은 외고정 기구 장착 기간을 평균 3∼4개월로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하지만 고가의 내고정 기구 사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큰 게 문제라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