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詩] 어린 아이 같은 심령으로
입력 2010-05-16 19:40
어느 새 훌쩍 자라서 아빠보다도 키가 커버린 아들.
중학교 2학년생으로선 꽤 큰 편인 우리 아이를 보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고 성격도 좋은 편이어서
전혀 걱정되는 바 없고 그저 감사할 따름인데,
얼마 전부터, 그 아들을 바라볼 때마다 저는 자꾸
그 아이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올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의 그 순전한 모습, 천사같이 귀여운 모습이
자꾸 그리워지고, 다시는 볼 수 없음이 한없이 안타까웠죠.
잘 자라고 있는데, 굳이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 할게 뭐람, 스스로 타박을 하면서도
여전히 그 때 모습이 다시 보고 싶어 괴로울 지경이었습니다.
며칠 간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시달리고 고민하다가, 문득
아, 하나님께서도 나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계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처음 주님 만나서 다시 태어나는 순간, 그 어린 시절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줄 몰랐었으나, 그저
우리 주님 만난 것이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워서 하루 종일
‘주님~!’만 외치고 다녔었죠. 입술로 혹은 마음으로.
길을 걸을 때도 주님 생각만 했고, 만물을 통해 우리 주님 솜씨를
느끼며 일일이 감탄했고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을 만큼 기뻤었죠.
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그런 순전함인지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좀 알았다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그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감사와 기쁨이 없다면 그것은 알맹이 없는 성과입니다.
주의 일을 많이 하느라 바빠질수록 더욱 순전한 마음을 품어야
나를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아이가 쑥쑥 자라듯이 우리 믿음도 자꾸 자라야겠으나
처음 주님 만난 때의 감격을 잃지 말라고, 초심을 잃지 말라고
아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오늘 아침 귀한 것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박종순 집사(여의도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