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리변동환율제 재도입 시사

입력 2010-05-14 21:47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사실상 용인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조만간 다시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4일 ‘2010년 1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 체제 개혁과 관련, “주도적이고 통제가능하며 점진적이라는 3대 원칙을 지속하면서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장 수요와 공급이 환율결정의 기본이 되도록 하고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 있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관리변동환율제가 적용되면 현재 달러에 고정(페그제)돼 있는 위안화 환율 변동폭이 커져 위안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왕칭(王慶) 모건스탠리 중국지역 수석경제학자는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와 인터뷰에서 “이번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환율조정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하반기 달러 페그제를 포기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등은 발표하지 않아 당장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절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5년 복수통화바스킷을 이용한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후 2008년까지 3년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21% 절상했다. 하지만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83위안 수준에 사실상 고정하는 페그제로 운영해왔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