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 시·도 교육감 후보 분석… “우와~ 1번이다!” 추첨알 들고 환호

입력 2010-05-14 22:04

14일 오후 6시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용지 게재순위 추첨이 열린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제2 강의실에 모인 후보들과 가족, 지지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한 후보 부인은 “어제 좋은 꿈을 꿨는데 제발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성 서울시 선관위원장이 추첨 시작을 선언하자 후보 8명 중 3명은 두 손을 맞잡은 채 기도를 하기도 했다. 이윽고 후보자들은 강의실 한가운데 놓인 흰색 함에서 번호를 뽑았다. 첫 번째로 나선 이상진 후보는 2차 추첨에서 숫자 5를 뽑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남승희 후보가 숫자 2를 뽑는 순간 지지자 사이에서 “와” 함성이 나왔다. 이원희 후보가 1번 추첨알을 뽑아들자 더 큰 함성 소리가 터졌다. 이 후보는 “1번입니다. 한판승입니다”라고 기염을 토했다.

앞 번호를 뽑지 못한 후보들은 애써 자위하는 모습이었다. 8번을 뽑은 권영준 후보는 “1번이 좋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역풍이 불어 유권자들이 오히려 마지막 순서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7번을 뽑은 곽노현 후보는 “기본적으로 교육감 선출은 선거이지 로또가 아니다”면서도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럭키 세븐”이라고 했다.

교육감 선거는 1차 투표 대상으로 투표용지에는 정당, 기호 표시 없이 추첨으로 정한 순서에 따라 후보의 성명만 위에서 아래 순으로 기재된다. 그러나 후보 대부분이 인지도가 낮아 투표용지 표기 순서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같은 시각 인천선관위 회의실에서 열린 교육감 추첨에서는 최진성, 나근형, 김실, 권진수, 이청연, 유병태, 조병옥 후보의 순으로 결정됐다. 경기도교육감 후보자 가운데는 강원춘, 한만용, 김상곤, 정진곤 후보의 순으로 결정됐다. 한 후보 측 인사는 “추첨만 잘하면 선거비용을 보전 받을 수 있는 지지율을 얻을 수 있다”며 “로또추첨도 이보다 짜릿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4일 오후 7시 현재 교육감 선거에는 전국적으로 78명이 등록을 마쳐 평균 4.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후보 성향이 진보 2명 대 보수 6명으로 분류된다. 경기도는 진보와 보수 간 1대 1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인천은 단일진보 대 분열보수 양상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단일후보가 결정됐지만 보수 측에서는 6명이 맞서고 있다. 부산·대구에는 각각 9명의 후보가 난립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규엽 정창교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