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신용평가社 규제안 채택… 검찰, UBS등 은행 6곳도 내사

입력 2010-05-14 18:13

미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주범으로 낙인찍힌 월스트리트 손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방상원은 대형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규제기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수정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신용평가사들의 발목을 잡았고 내로라하는 주요 투자은행들도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시를 받는 독립된 채권평가위원회를 신설해 국제 신용평가회사에 업무 수주를 할당한다는 내용의 금융규제법안 수정안을 찬성 64, 반대 35로 채택했다. 또 투자자들이 절반 이상 참여할 수 있게 문호를 개방하도록 규정했다. AP통신은 그동안 자유롭던 신용평가사들의 손과 발을 묶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채권을 발행하는 금융회사는 신용평가사를 골라 채권 신용등급 평가 업무를 맡겼고 신용평가사들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금융회사에 유리한 채권등급을 매겨주려는 유혹을 받았다. 수정안이 최종 입법화되면 미국 신용평가업계에 격변이 일어날 전망이다.

S&P는 “시장경쟁이 사라지게 돼 신용평가회사들이 새로운 첨단 평가모델을 개발하려 들지 않을 것이며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 의견이 비슷해지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는 별도로 검찰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에 이어 시중 6개 대형 은행으로 내사를 확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주택시장 붕괴의 원인을 찾기 위해 검찰이 대형 은행의 내사에 착수했다”며 “동시에 미운털이 박힌 월스트리트 몰아세우기의 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수사로 관련 회사들을 사법처리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정부의 금융개혁 조치에 대한 월가의 반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던 골드만삭스가 검찰 수사 착수 이후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고 전했다.

추가 내사 대상은 UBS와 씨티그룹, 크레디트 스위스, 도이체방크, 크레디 아그리콜,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합병된 메릴린치 등 6개사다. 뉴욕주 검찰은 모기지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이들이 투자자를 오도했는지를 보고 있다. 또 모기지 관련 상품의 신용등급을 좋게 받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신용평가사에 제공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