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정 신임 내각 ‘파격’… 39세 재무, 무슬림 여성도

입력 2010-05-14 22:21

198년 만에 뽑힌 최연소 총리가 구성한 영국 연립정부의 내각도 젊어졌다.

총리 관저에서 13일(현지시간) 첫 각료회의를 연 연립정부 내각엔 첫 무슬림 여성 각료를 비롯해 30대 재무장관 등 30~40대가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내각 2인자인 재무장관을 맡은 39세의 조지 오스본이다. 캐머런과 절친한 그를 영국 BBC 방송은 노동당 정부 때 토니 블레어 총리와 가까웠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 비유했다. 그는 은행과 금융 규제에 관한 책임도 맡을 것으로 알려져 막강 파워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연소 각료는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에 임명된 자유민주당의 대니 알렉산더로 38세다. 알렉산더는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 선거 캠페인을 주도했고 선거공약을 만들기도 했다. 또 연정 협상 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무슬림 여성으로는 처음 내각에 진출한 바로네스 와시(39)도 화제의 인물이다. 그녀는 보수당 공동 의장 자격으로 매주 각료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와시는 2007년에도 무슬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하원 맨 앞줄에 앉는 간부 정치인 자리를 차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04년 변호사를 그만둔 뒤 고향인 웨스트요크셔에서 노동당 의원을 누르고 정계에 진출했다.

이밖에 여성 각료로는 보수당 출신의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 캐롤라인 스펠먼 환경장관, 셰릴 길란 웨일스 담당 장관 등 총 4명이 입각했다. 이와 관련, 일간 가디언은 여성 참여 비율이 적다고 13일 지적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초기 내각에 여성이 5명이었던 것보다 적다.

가디언에 따르면 여성의 내각 참여 비율은 스페인이 53%, 스웨덴이 50%로 전체의 절반 남짓이다. 독일과 프랑스도 각각 38%, 33%다.

비중 있는 중진도 주요 자리에 포진했다. 켄 클라크(60) 법무장관은 1972년 에드워드 히스 총리 때부터 장관직을 맡아왔고 빈스 케이블(57) 사업부장관은 노동당에서 출발해 사민당을 거쳐 자민당에 몸담았다가 중책을 맡았다.

한편 새로 출범한 연립정부 각료들은 막대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자신들의 임금을 5% 삭감, 5년간 동결하기로 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