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문에 한·미 ‘armed attack’ 넣는다… 북한 어뢰 소행 결론
입력 2010-05-14 21:45
한·미는 오는 20일쯤으로 예정된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문에 ‘무장 공격(armed attack)’이란 표현을 삽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표현은 어뢰 공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상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으로 결론지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은 천안함 침몰 사건을 단순히 불행한 사건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동맹군(allied forces)에 대한 명백한 군사적 공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도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해 조사 진행 과정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입장을 100% 받아들인다는 미국의 태도는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25일 방한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이 공동으로 후속 대응 방안을 발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전날(한국시간 13일)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외부 공격’이라고 단정, 청와대 고위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공격’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이상의 합참의장도 지난 10일 간부 정신교육을 통해 “적대세력의 기습에 천안함이 피습됐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현재 ‘북한 공격에 의한 침몰’이란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후속 대응조치들을 세부적으로 조율 중이다. 다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한 공식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절 공식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다른 소식통은 “증거 수집과 분석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좀 더 강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양국 외교·국방 당국자들은 14일 워싱턴 DC에서 차관보급 ‘2+2협의회’를 갖고 천안함 조사결과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사 결과 발표 내용과 이후 양국의 조치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서는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장광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서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월러스 그렉슨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