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분기 가계 살림 ‘따스한 햇살’… 가구 월평균 소득 7.3% 증가
입력 2010-05-14 18:10
올 1분기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소득과 소비가 크게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있지만 경기회복 온기가 가계 살림에까지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1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2인 이상 전국가구 월평균 총소득은 372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 역시 325만3700원으로 4.4% 올랐다. 모두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내역별로 보면 월급쟁이 소득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고, 자영업자들의 소득인 사업소득과 이전소득도 각각 12.4%, 13%나 늘어났다. 반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소득이 크게 줄어 재산소득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15.2% 줄었다.
가계지출도 월 303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9.1% 늘었다. 이 또한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이 가운데 실질소비지출은 205만2600원으로 7.1% 증가했다.
이상한파와 폭설 영향으로 광열비가 증가해 주거·수도광열 소비가 13.9%, 4월 개별소비세 부과를 앞둔 가전제품 수요 급증으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도 17.8% 늘었다. 이밖에 교통(17.0%), 경기에 민감한 오락·문화(18.3%) 항목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전 소득계층의 소득과 소비가 동반 상승했다. 민간 부문의 고용 회복과 희망 근로사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분위(소득 하위 20%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16%에 달했고 5분위(소득 상위 20% 계층)도 7.4% 늘었다. 고소득 계층인 5분위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11.1%로 1분위(4.3%)의 2배가 넘었다.
김신호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를 반영하더라도 실질소득과 소비의 증가폭이 크다”며 “경기에 민감한 고소득층이 먼저 지갑을 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