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인수 성공 포스코, 종합그룹 도약 박차 가할 듯

입력 2010-05-14 17:56


철강기업 포스코가 ‘종합그룹’으로 변신의 토대를 마련했다. 포스코는 롯데그룹을 제치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14일 선정됐다. 최근 수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을 싹쓸이한 ‘유통 공룡’ 롯데그룹에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이변이 없는 한 포스코는 8월 말 대우인터내셔널의 새 주인이 된다.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자금력과 대외경쟁력의 결합으로, 포스코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새 주인=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대우인터내셔널 우선협상대상자에 포스코를 확정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인 가격에서 포스코가 유리했고, 경영전략 등 비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채권단이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8.15%에 대한 인수가격을 롯데보다 2000억원 많은 3조4000억∼3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인수대금을 외부 차입 없이 전액 자체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사실상 대우인터내셔널의 새 주인이 된 만큼 주력인 철강업과 함께 해외 자원개발 등으로 사업 다각화가 가능하게 됐다. 이미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 급등 상황에서 안정적 원료 확보를 위해 인도 철광석 광산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비철금속 사업도 차세대 신성장 사업 분야로 육성키로 했다.

따라서 해외 15개 지역 에너지 및 광물자원 개발 현장 지분을 보유하고 상업생산 경험을 쌓아온 대우인터내셔널 흡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포스코파워 등 관련 계열사들과 함께 에너지 탐사·개발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해외 철강제품 판매에 있어서도 대우인터내셔널의 판매망을 통해 시장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자원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원료 확보 등으로 글로벌 종합소재 공급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됐다”면서 “중동, 아프리카 등 미개척시장 판매채널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그룹화 시동=국내 1위 종합상사 인수를 눈앞에 둔 만큼 포스코의 그룹화 작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 시도한 대형 M&A가 성공함에 따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경영능력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미 포스코는 지난 2월 본사와 계열사들과의 경영전략을 조율하는 전략기획 총괄조직을 신설했다.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을 수립,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에는 포스코건설 등 8개 계열사와 그룹 통합 구매조직도 출범시켰으며 브랜드 관리와 계열사 광고를 전담할 자체 광고대행사도 설립키로 했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M&A를 위한 재도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가 평소 M&A 요건으로 ‘철강사업과의 연관성’을 꾸준히 강조해온 만큼 주요 철강 수요처인 대우조선해양은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다. 재계 6위권인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는 70조원에 근접, 재계 4위인 LG그룹(68조3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