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의미 묻는 연극 ‘광부화가들’… 3시간 내내 객석엔 웃음

입력 2010-05-14 18:04


연극 ‘광부화가들’은 ‘예술이 당신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작품이다. 예술의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광부들의 시선을 따라 극을 진행시키면서 답을 찾아 나간다. 컴컴한 어둠에서 무릎으로 기어 탄을 캐내는 광부에게 예술은 남의 나라 얘기다.

하지만 강사 라이언(권해효)의 권유로 직접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이들은 서서히 광부화가로 변신한다. 광부로서의 삶이 녹아든 그림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은 애쉬턴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유명 화가집단이 된다. 적절하게 섞은 유머코드와 권해효, 문소리, 윤제문 등 익숙한 얼굴의 출연 덕분에 연극은 지루한 느낌 없이 질주한다. 3시간에 육박하는 공연시간에도 객석은 내내 웃음으로 가득하다.

연극은 2차대전 이후 다시 모인 광부화가들이 “우리에게 예술을!” “모두 함께 누리는 예술!” 등 구호를 외치면서 마무리 된다.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 끊기는 감이 있지만 전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광부화가들’은 광부촌 출신인 영국 작가 리 홀이 쓴 작품이다. 번역과정에서 영국의 정치, 사회, 지역적인 색을 빼고 러닝타임을 줄이면서 이야기가 다소 축약됐다.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1644-2003).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