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골프자제령 속 일부 기관車 드나들어”…이재오,특강서 쓴소리

입력 2010-05-14 09:48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13일 천안함 사고 애도기간 중 ‘골프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 중앙행정기관 등 기관 차량이 골프장에 출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청렴 특강에서 “차량이 골프장 주차장에 있는 것을 우리(권익위)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일부 골프장을 언급하며 “(주차장에 세워진) 교육기관 차가 골프를 쳤는지 안 쳤는지 모르고 본인들은 부인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차번호까지 다 적어놨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이 천안함 애도 기간 중 골프장 앞에 세워져 있었다고 밝힌 차량의 소속 기관은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 10곳, 국회 5곳, 법원 2곳, 중앙행정기관 4곳, 지방자치단체 6곳, 공직유관단체 3곳 등이다.

이 위원장은 “왜 그 시간 그 날짜에 골프장 앞에 그 차를 대놓느냐. 점심 먹으러 골프장에 가냐. 약속을 거기서 하냐”며 “이렇게 하면 국민이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맑은 물 한 컵에 검은 잉크 한 방울만 떨어지면 다 검어진다”며 “부패 안한 사람이 훨씬 많지만 교육공무원 몇 사람이 이렇게 하니까 마치 교육공무원 전체가 부패한 것처럼 국민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40만 교육 공무원 중 1년에 비리나 부패로 옷 벗거나 잡혀가거나 그만두는 사람이 400명이 안될 텐데 어느덧 교육계가 전부 비리 집단처럼 돼 있다”며 “우리가 청산해야 할 부패를 청산하지 못하고 당연히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