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 이용 발전소자 개발… 접는 TV·입는 컴퓨터시대 한발짝

입력 2010-05-13 21:39

삼성전자는 13일 성균관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신물질 ‘그래핀’을 적용,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나노전력발전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전력발전 소자는 기계 진동이나 바람, 사람의 신체 움직임 등 주변의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소자다. 외부에서 별도 전력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휘거나 진동 등의 움직임을 가하면 스스로 전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 ‘옷처럼 입는 컴퓨터’ 등 미래 IT 기기나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때문에 미래기술 평가 기관인 MIT테크놀러지 리뷰는 이 기술을 지난해 10대 유망기술 분야로 선정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나노전력발전 소자의 전극으로 차세대 신물질인 그래핀을 사용, 소자의 플렉서블 특성을 더욱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이 그래핀을 나노전력발전 소자에 적용함으로써 휘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난제인 전력공급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평가다.

또한 소자 제작에 그래핀을 적용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래핀을 활용한 나노전력발전 소자는 플렉서블 터치 센서나 입을 수 있는 인공 피부, 두루마리처럼 완전히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모바일 기기와 입는 휴대전화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엔 손목에 감아 휴대전화나 시계로 쓰다 집에선 펼쳐 PC나 TV로 쓰는 일도 가능해진다.

앞서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연구팀은 지난해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대면적 그래핀 합성 기술을 발표, 그래핀 상용화 가능성을 연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음주 발행될 국제 학술지 독일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스’지의 커버 논문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이 학술지는 재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갖고 있다. 다만 완전한 상용화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ey Word 그래핀(Graphene)

탄소와 탄소가 연결된 육각형의 2차원 평면 구조를 가지는 물질로 여러 개의 탄소층으로 구성된 흑연(Graphite)에서 얻을 수 있다.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흐르는데다 휘거나 늘려도 기존 특성이 변하지 않는다. 또 전자이동 속도도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이상 빨라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