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첫 방한 ‘아바타’ 감독 캐머런… “안경 없이 3D영상 관람 5년내에 가능”
입력 2010-05-13 19:00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56)이 3D의 미래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많은 기술적 개선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처음 한국을 찾은 캐머런 감독은 1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기조연설 및 기자회견을 갖고 “3D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관객에 역효과를 불러 올 것이고 ‘아바타’ 촬영할 때부터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장의 경우 선글라스를 쓰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써도 현재 2D영화를 상영할 때만큼 밝게 볼 수 있도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초당 24프레임을 보여주는 스크린도 프레임수가 높아져야 보다 실감나는 3D영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개선할 게 많다”고 설명했다. 캐머런은 “그럼에도 ‘아바타’의 성공은 3D가 대세임을 확인시켜준 계기”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캐머런은 “영화 외의 다른 미디어에서 3D가 확산되는 것은 태블릿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소형 기기들부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다. 그는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5년 안에 안경 없이 3D영상을 보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서 “당장 여러 명이 한꺼번에 안경 없이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개인용 기기부터 시작해서 TV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화는 2시간 정도 보기 때문에 안경을 써도 별 문제가 없지만 TV는 더 많은 시간을 보기 때문에 얘기가 다르다”면서 “결국 여러 명의 시청자에게 고화질의 3D를 제공하는 업체가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캐머런은 ‘아바타’ 후속편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1편을 만드는 데 4년 반이 걸린 만큼 현재 예상으로는 앞으로 3년 정도 후에 속편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몇 개월 후에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2편은 판도라 행성에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할 계획입니다. 그곳의 해양생태계에서 나비족이 어떻게 적응하며 살고 있는지를 보여줄 생각입니다. 2편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기보단 현재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아마 1편 보다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바타’ 이후 캐머런에 대한 관심은 기술적인 혁신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혁신과 스토리 간의 균형”이라고 못박았다. 캐머런은 “자칫하면 기술 혁신에 경도돼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다. 기술이 감동을 압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영화감독이니 ‘아바타’ 후속편을 찍어야겠지만 에너지, 자원문제 등 세계적인 이슈에도 관심을 갖고 돕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