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후보 등록] “넉 달밖에 안된 신생 정당에 무릎 꿇다니…” 민주당 패닉
입력 2010-05-13 18:42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3일 경기지사 단일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자 민주당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지도부와 당직자 모두 창당한 지 넉 달밖에 안 되는 신생 정당에 무릎 꿇게 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경선 결과에 대해 “천안함이 어뢰에 맞은 게 아니라 민주당이 어뢰에 맞은 꼴”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참여당 유 후보에게 다소 밀리긴 했지만, 참여당(8000명)을 크게 웃도는 경기도 당원(30만명)을 보유한 조직력에서의 절대우위가 국민참여 경선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선거인단 등록을 제대로 독려하지 못한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명예 실추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의 1대 1 구도를 만들어 전국에 정권 심판론을 확산하려는 선거 전략에도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당장 경기 지역 기초단체장 등 후보 500여명이 광역단체장 ‘2번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또 유 후보에 대한 당내 거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유 후보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 방안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지도부는 즉각 분위기 진화에 나섰다. 정세균 대표는 단일화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몹시 서운하지만 서운함을 승리로 승화시키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경기 지역의 기초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들이 약간 당황할 수는 있겠지만 동요가 있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후보 단일화 바람을 경계하면서 수도권 선거 구도를 ‘실패한 친노 벨트’ 대 ‘경제 살리기 정책 벨트’로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정옥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국민들로부터 정치적으로 퇴출됐던 인사들이 보란 듯 관 뚜껑을 열고 어슬렁거리고 있다”며 “부도난 친노 회사 임원들이 간판만 살짝 고쳐 달고 단일화 쇼를 벌인다고 해서 블루칩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한장희 김나래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