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후보 등록] 수도권 친노벨트 완결판… 盧風의 발원지 될까

입력 2010-05-13 21:43

대표적 친노(親盧) 인사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3일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양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이 지역 선거는 ‘전 정권 VS 현 정권’의 선명한 대결 구도가 됐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독주해 온 경기도뿐만 아니라 수도권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선은 0.96% 포인트의 초박빙 승부로 갈렸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중재로 두 후보가 지난 3일 ‘국민참여경선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경선 방식에 합의한 이후 김 후보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김 후보가 올 1월 창당한 참여당에 비해 국민참여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게 그 근거였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6.08% 포인트 앞선 유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에서 김 후보에게 4.14% 포인트 뒤지는 데 그쳤다. 유 후보의 승리에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투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체 선거인단(8만8642명)의 70%를 모집했지만 그 가운데 상당수가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유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거인단에는 유 후보 지지 성향이 강한 20, 30대가 적지 않게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유 후보는 승리 직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광경을 본다면 아주 기뻐할 것”이라며 “전통 야당 민주당과 신진 야당 참여당의 단일 후보가 된 제가 야권 통합을 이뤄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야권은 유 후보의 승리로 현재 20∼30%에 달하는 부동층의 다수가 유 후보 지지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참여당 관계자는 “단일화 이벤트로 유 후보 지지율이 최소 5% 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후보는 경선 직후 민주노동당 안동섭 경기지사 후보를 찾아 또 다른 야권 연대에 대해 논의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와도 조만간 접촉할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당은 유 후보를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가 완성될 경우 한나라당 김 후보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의 단일화 효과가 인근 서울과 인천까지 파급될 수도 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민노당 이상규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게 되면 수도권 세 후보가 3각 벨트를 형성,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게 민주당과 참여당의 전략이다. 앞서 야권은 인천시장에서 민주당 송영길 후보로 단일화했다.

이런 수도권 바람이 다른 친노계인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의 득표전에 도움이 될지도 관심이다.

그러나 유 후보의 단일화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유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여전히 강하다”면서 “오히려 보수층과 중장년층이 우리 쪽에 집결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열렬한 지지층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그에게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세력도 있기 때문이다.

수원=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