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통신사 마케팅비 9900억원 줄어든다
입력 2010-05-13 18:32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통신사 마케팅비를 유·무선 각각 매출액 대비 22%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지난 3월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마케팅비를 줄여 연구개발(R&D) 투자에 쓰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다.
방통위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올해 통신사들의 마케팅비 지출 총액이 7조3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99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마케팅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말기 보조금이다. 보조금 규모가 전체적으로 줄어 휴대전화 실제 구입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번 총액 제한에 이어 보조금 지급 행태에 대한 규제도 마련 중이다.
마케팅비 제한은 유·무선을 분리해 적용하되 사업자가 마케팅비 총액 한도 내에서 1000억원까지는 유·무선을 이동해 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와이브로, 인터넷TV(IPTV) 등 신성장 분야의 활성화를 고려한 조치다.
방통위는 통신사들이 가이드라인을 지키도록 분기별 마케팅비 집행 실적을 공표하기로 했다. 다음달 실태점검을 한 뒤 필요한 경우 하반기에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 불법 마케팅을 벌인 사업자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당초 스마트폰과 IPTV 등 활성화가 필요한 분야의 마케팅비를 제한하지 말 것과 유·무선을 통합한 규제를 요구한 KT는 “마케팅비 절감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내용에는 합의한 바 없다”며 반발했다.
방통위 측은 “일부 사안에 대해 사업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시행을 늦출 수 없어 CEO 합의 사항의 취지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