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피맛골 옛정취 살려 개발한다

입력 2010-05-13 22:04

서울 종로 피맛길이 다음달부터 옛 모습을 되찾게 될 전망이다. 시는 향후 사업 인·허가를 통해 피맛길의 옛 정취를 해치는 대규모 상가 조성을 제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피맛길 디자인가이드라인 및 유지관리방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가로환경개선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피맛길은 조선시대 종로 시전거리에서 일반 백성이 고관대작의 말을 피해 다닌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한 길로, 종로와 돈화문로 총 3.1㎞ 구간에 걸쳐 형성된 폭 2~3븖의 뒷골목이다. 현재는 종로1~6가 및 돈화문로에 음식점 위주로 형성돼 있다.

시는 2006년 이전에 철거재개발을 일부 완료한 청진·공평구역의 경우 아직 재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구역에 대해 최대한 피맛길의 옛 모습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한다. 새로 조성되는 상가 1층 부분은 규모를 제한하고, 일부는 전통 분위기에 맞는 건물용도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사라진 맛집의 재입점을 유도할 방침이다.

시는 종로3~6가와 돈화문로에 이르는 2.2㎞ 구간은 가로환경사업을 통해 침체된 상권을 살릴 계획이다. 이 구간은 해장국집 보석가게 주점 등이 밀집해 있어 구간별로 특색 있게 상권을 조성된다. 지저분하게 얽힌 전선을 정비하고 하수도와 보도를 점검해 피맛길 고유의 분위기를 살린 새로운 가로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1단계 구간인 종로3~4가에 27억원, 내년에는 2단계 구간인 종묘~종로6가, 돈화문로에 58억원을 투입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