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프간 화해의 악수 했는데… 정상회담서 일단 갈등 봉합

입력 2010-05-13 18:10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이 정상회담으로 ‘일단’ 화해했다.

아프간 부패 문제 등 지난 3개월여 동안 서로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관계 정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바바 대통령은 “양국 국민의 우정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 아프간 안정화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엄청난 지원에 감사하며, 아프간 안정화 방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눴다”고 화답했다. 카르자이는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행사에 참석, 동맹국 정상에 준하는 대접을 받았다.

정상회담에서는 아프간 정부가 추진 중인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안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조건부 찬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탈레반이 알카에다 등 극단주의자들과의 관계를 청산한다면 평화협상안을 도출하려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미 언론들은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대접이 ‘일단’이라는 전제가 붙은 예우라고 평가했다. 사실 오바마 행정부는 카르자이 정권의 부패에 아직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막대한 전비 투입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안정화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계속 반목 상태로 간다면 아프간 전쟁 수행 자체가 점점 어려워질 수 있어 미국으로선 이를 서둘러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아프간 전에 막대한 인적 희생과 물적 지원 부담에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점, 무인공격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반미 여론을 고조시키는 상황 등이 양국 화해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