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이냐, 오색령이냐… 고갯길 지명 놓고 인제-양양군 주민 의견 팽팽
입력 2010-05-13 22:03
“한계령(寒溪嶺)이냐? 오색령(五色嶺)이냐?” 강원도 인제와 양양을 연결하는 한계령의 명칭을 놓고 양 지역 주민과 향토사학자들 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인제군과 인제군 원로회, 번영회 등은 13일 양양 ‘오색령 옛이름 찾기 범군민추진위원회’가 한계령을 오색령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에 대해 “지역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편향된 역사인식”이라며 개명운동 중단을 촉구했다. 또 근거 확보를 위해 강원도사편찬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문의하고, 양양군에 개명운동 중단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최병헌 전 인제문화원부원장은 “한계령은 오래전부터 있던 지명으로 양양군에서 간행한 양주지(襄州誌)에 실린 고지도에도 나와 있고, 1574년 2월부터 1578년 12월까지 양양부사로 재임한 문익성의 유한계록(遊寒溪錄)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만큼 조선시대에는 어디서도 한계령을 찾아볼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다수의 고지도와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두고 인제와 양양 지역이 갈등을 빚는 것은 소모적인 일인 만큼 개명운동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양에서는 지역 향토학자와 사회단체 관계자를 중심으로 ‘오색령 옛 이름 찾기 범군민추진위원회’를 결성, 지난 7일 지명 개명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 등 한계령을 오색령으로 개명하자는 여론이 불붙고 있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