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수 닉 클레그… 43세 킹메이커 부총리로 우뚝
입력 2010-05-12 19:09
영국 자유민주당 닉 클레그(43) 당수가 ‘40대 킹 메이커’로 우뚝 섰다. 보수당과의 연정을 통해 부총리직을 꿰차면서 정권 운영에 참여하게 됐다. ‘야망’이라는 단어를 좋아했던 소년이 젊음과 카리스마를 무기로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의 무대에 오른 것이다.
클레그 당수는 12일 자민당 의원들이 연정을 승인한 이후 “우리는 새로운 종류의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내가 항상 믿어 온 새로운 정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클레그는 이번 총선 TV 선거토론회에서 고든 브라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를 압도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자민당이 전체 의석 650석 중 100석 이상을 얻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다.
개표 결과는 참담했다. 오히려 이전보다 6석이나 줄어든 56석을 얻어 다시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보수당과의 전격적인 연정 구성으로 영국 정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란 네덜란드인 어머니와 러시아 혈통의 은행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클레그는 명문 사립 웨스트민스터 스쿨과 케임브리지대에서 공부했다. 38세이던 2005년 북부 도시 셰필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미래 정당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다. 이어 정계 입문 2년 만에 자민당 당수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고문과 EU 의회 의원까지 지낸 바 있어 친(親)EU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레그는 2000년 스페인 여성과 결혼했으며 5개 국어를 구사한다. 부인 미리엄 곤잘레스 두란테즈 변호사와의 사이에 아들 3명을 두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