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스톱 앤드 밥 코리아’ 제작하는 셰프 장 조지 “정이 담긴 한국음식 널리 알리고 싶어요”
입력 2010-05-12 21:15
“영양의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면서도 따뜻한 정이 담겨 있는 한국음식, 그리고 그 음식을 세상에 내놓은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레스토랑 가이드 ‘미슐랭’에서 최고점인 별 3개를 받은 셰프 장 조지는 1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음식의 뛰어난 맛과 아름다움을 담은 13부작 다큐멘터리 ‘스톱 앤드 밥 코리아(Stop & Bap Korea)’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1회 30분 분량인 이 다큐멘터리는 뉴욕 소재의 프라페 프로덕션이 한국방문의해 위원회, 한식재단,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과 한국 미국 각 기업의 후원을 받아 제작하고 있다. 2011년 1월부터 2년간 미국의 공영 방송 PBS 채널을 통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방송할 예정이다.
프랑스 남부 알자스 출신인 조지는 현재 뉴욕 센트럴 파크에 장 조지 1호점을 비롯해 바하마 LA 상하이 등 세계 곳곳에서 20여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평을 받고 있는 스타 셰프 조지는 “한국음식을 매우 좋아해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다”면서 “한국 음식을 만난 것은 아내 마르자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마르자(34)는 한국에서 주한미군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 미국 양부모에게 입양된 한국계다. 5년 전 아내의 이모할머니가 살고 있는 강원도 속초를 방문했었다는 조지는 “이번 프로젝트가 아내의 뿌리를 찾는 여행과도 같다”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전국 각지의 한식당을 직접 방문할 이들 부부는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의 매혹적인 풍광과 함께 각 지역의 문화와 토속 요리를 소개하게 된다. 이달 초 서울에서 촬영을 시작한 이들은 13일 제주도로 건너간 뒤 안동 강릉 속초 춘천을 여행하며 그곳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만나게 된다.
이들 팀은 이달 말에 출국했다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답고 먹거리가 풍성한 9월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한국 발효 식품 안에 담긴 깊은 맛과 과학, 쌀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음식, 그리고 우수성을 인정받는 질 좋은 한우 고기 등을 만나볼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제작 회사인 프라페의 찰스 핀스키 감독은 전 세계의 톱 미슐랭 셰프들과 함께 북미, 중남미, 유럽 등을 여행하며 음식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계가 많다. 프로듀서 에릭 리는 재미교포이며, 영상 총 감독인 샘 신도 한국 출신이다. 이들은 이번 작업이 “생에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아나운서 출신으로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왕비역을 맡았던 박정숙씨가 미국 PBS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장 조지 부부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들의 집 주방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며 어떻게 한국 음식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퓨전요리의 대가로 꼽히는 조지의 한식 레시피는 요리책과 DVD 웹 사이트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음식을 잘 알게 되면 뉴욕 식당에 한국음식을 메뉴로 올리겠다”면서 한국에 음식점을 내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