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시장 훈풍, 문제는 고학력자

입력 2010-05-12 18:04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39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만1000명이 늘어 56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의 특성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에도 드디어 경기회복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큰 폭의 취업자 수 증가는 기저효과의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해 4월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만큼 취업자 감소 폭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취업자 수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4월의 2371만1000명을 웃돈다는 것은 민간부문의 고용능력이 분명 회복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고용시장도 호전되겠지만 아직은 불안한 측면이 적지 않다. 우선 고용의 질이다. 불완전취업이라고 할 수 있는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29만5000명으로 36시간 이상 취업자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년 새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0만7000명이나 늘었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고용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큰 걱정거리다. 취업자가 전 연령대별로 늘어났지만 20·30대는 되레 줄어들었다. 15∼29세의 실업률은 8.6%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이지만 전체 실업률 3.8%를 크게 웃돈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고졸 이하에서는 실업자가 줄어든 반면 대졸 이상은 늘어난 점이다. 이는 고학력 구직자의 눈높이에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수도권 300곳의 중소기업 환경과 대학생 300명이 원하는 취업조건을 조사해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임금과 직종 부문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고학력자 실업난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겉돌고 있는 격이다.

인력수급의 미스매치만 잘 해결하더라도 청년층 실업은 물론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안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2007년 83%로 미국 65%, 일본 46%보다 지나치게 높다. 이는 결국 고학력 인력의 과잉공급을 낳고 있다.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용의 질 향상과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인력수급 시스템의 정비도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