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형사가 늙는다-(중) 젊은 형사가 사라지는 이유] “야근 수당 시간당 2500원”
입력 2010-05-11 22:23
살인적 근무 강도에 수당은 ‘맥도널드 알바’만 못해
젊은 형사들이 강력팀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에는 살인적인 근무 강도가 한몫을 하고 있다.
5팀 체제로 운영되는 강력팀의 경우 5일 동안 24시간 근무인 ‘당직’과 다음날 오전 1시까지 16시간 근무하는 ‘야간대기’를 한 번씩 서야 한다. 당직팀은 다음날 쉬지만 야간대기팀은 오후 1시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한다. 주간에는 전날 당직팀을 제외한 모든 팀이 근무를 서고 주말에는 당직팀과 야간대기팀 2팀씩 모두 4팀이 나와 일한다. 주말을 제대로 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틀 연속 쉬는 날은 두 달에 한 번꼴로 겨우 돌아온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면 24시간 근무체계가 매일 이어진다.
형사팀은 24시간 3교대 체제다. 월요일에 근무를 서면 화요일 오전 9시 퇴근해 수요일까지 쉬고 목요일 오전 출근한다.
지구대는 4팀 12시간 교대 시스템이다. 월요일에 주간근무를 서면 화요일 야간근무를 서고 수요일 오전 퇴근해 목요일까지 쉰다. 지구대의 경우 1일 휴가를 내면 이틀에 걸친 주간, 야간 근무를 빼주기 때문에 6∼7일 정도 연속으로 쉴 수도 있다.
업무 강도는 이처럼 크게 차이나지만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기본급은 강력·형사팀과 지구대가 모두 동일하고 초과근무 시간에 따른 수당만 차이가 난다.
시간외 근무수당은 경사 기준으로 시간당 주간 7429원에 불과하다. 야간 근무수당은 2476원으로 이마저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만 인정된다.
초과근무 시간은 당직을 포함한 한달 근무시간에 정규 근무시간(대략 170시간)을 빼서 계산한다. 일선 경찰에 따르면 초과 근무수당 평균 수령액은 경장 6년차 기준으로 강력팀 60만∼70만원, 형사팀 40만원, 지구대 30만원 수준이다. 초과 근무수당이 낮아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그만큼의 대가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형사팀 경력 30년인 한 경찰서 팀장은 “야간 근무수당이 시간당 2500원도 안돼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중학생들보다 적다”며 “평생 이 일을 하던 사람이나 하지, 젊은 형사들이 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