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광역단체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①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입력 2010-05-11 22:28


“4년간 市政경험 폭발적 실행력으로 거듭날 것”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보는 서울시를 시작으로 수도권과 지방 주요 격전지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상대로 릴레이 인터뷰를 갖는다. 서울시는 기호 순에 따라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첫 인터뷰를 했다. 오 후보는 1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작해놓은 중장기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재출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권 징검다리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재선에 나선 이유와 포부는.

“한마디로 말해서 무거운 책임감이다. 경험이 가장 큰 교사다. 4년 동안 얻은 노하우는 소중한 경험이다. 또 내가 시작해 놓은 5개 핵심 프로젝트와 15대 중점 추진사업이 있는데,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완전히 기틀을 잡아놓고 싶다는 정책적인 욕심이 바탕에 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일을 더 잘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한 후보는) 원칙과 철학을 강조하는데 원칙과 철학이 없는 시장은 없다. 철학으로 말하면 전 세계 라이벌 도시들을 보면서 느낀 콤플렉스를 정책적으로 승화시켜서 만든 나의 비전이 더 앞선 것이란 확신이 있다. 또 (한 후보는) 구체적인 실행력에 있어서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다. 내가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경험은 폭발적인 실행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 아울러 한 후보 본인은 억울하다고 하지만 오해를 받고 있다. 서울시 산하 공무원 6만5000명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게 되면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 사업을 이뤘는데, 오 시장은 업적은.

“처음부터 그 콤플렉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콘텐츠,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만 강조하다가 어떻게 선거를 치르려고 하느냐는 얘기를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러나 120 다산콜센터와 시프트, 청렴도 1등, 조직감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공작들이 많다. 또 강남북 격차 해소는 1순위로 꼽아도 된다. 한강르네상스로 주말이면 몇 십만명씩 가족단위로 나와서 텐트 치고 시간을 갖는다. 서울시의 대기질도 좋아져 옷을 사흘 입어도 소맷단이 더러워지지 않는다.”

-디자인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다.

“디자인 정책을 호도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과거의 콘크리트 도시로 돌아가고 싶은 거냐고. 또 당신이 시장 되면 디자인 안 할 거냐고.”

-광화문광장이 당초 취지와 다르게 추진돼 너무 콘크리트로 덮여 있고, 녹색도시를 만든다면서 나무를 없앴다는 비판도 있다.

“광장을 콘크리트와 돌로 안 하면 뭘로 하나. 광화문광장을 설계할 때 가장 주안점을 뒀던 것이 경관이다. 거기에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그것이 일제의 잔재다. 그런 의미에서도 제거를 했지만, 거기에 일렬로 은행나무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광화문 세종대왕상 북쪽으로 광화문이 있고 경복궁, 북악산, 북한산이 차례로 있는데 그 경관이 가려져서 안 보인다. 다만 그늘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무를 심을까 고민했었다. 아마 나무를 심었으면, 그 경관이 가려졌을 것이다. 도시 한가운데서 이렇게 산을 볼 수 있는 도시가 없다. 그리고 지하공간이 많이 늘어 햇빛을 피할 데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얘기 안 한다.”

-그럼 광화문광장은 이대로 가는 건가.

“할 게 없다. 기존에 있는 거 그대로 쓰는 거다.”

-공교육을 개혁하겠다고 했는데 가능한가.

“전반기 2년 동안은 10∼15년 된 책걸상 화장실을 없앴다. 그 후 수능강의를 들을 수 있는 평면TV를 설치해주고, 영어 원어민 교사를 한 학교에 한 명씩 배치했다. 이제 사교육과 학교 폭력, 학습준비물이 없는 학교를 만들려고 한다. 800억원을 지원해 방과후학교 선생님들을 보내주고, 원어민 교사를 3명씩으로 늘리려 한다. 또 300억원으로 상담교사를 학교당 1명씩 추가배치하고, 학교 보안관을 2명 배치한다. 이분들은 퇴직 경찰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폭력성이 있는 심리상태나 계보 파악이 가능한 분이다. 아울러 180억원을 투입하면 학부모들의 스트레스인 학습준비물이 없어진다.”

-현재 집값 폭락 우려가 있고, 뉴타운 속도 조절론도 나오는데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건가.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집값이 얼마나 올랐나. 특히 한명숙 총리 임기 중에 부동산 종합대책이 3번이 나왔더라. 그 종합대책이 나올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내가 서울시장 취임한 뒤 서울시의 정책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는 데 맞춰져 있었다. 거품을 걷어내서 아파트 가격을 내리기 위한 정책이었다. 오히려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너무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단계에 와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TV토론을 놓고 논란이 많은데.

“앞으로 보자, 맞짱토론 되는지 안 되는지. 결국은 (한 후보가) 안 할 거다. 오늘 KBS 룸 미팅에도 민주당에서 안 온다고 했단다. 어떻게든 핑계를 대며 안 할 것이다. 나는 어떻게든 할 의향도, 준비도 돼 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