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씨, 대표작 모음 ‘베스트 컬렉션’ 펴내… “다음 소설은 김정일 사후의 주변 정세”
입력 2010-05-11 18:21
소설가 김진명(53)씨가 18년 작품 활동을 중간 결산하는 대표작 모음인 ‘김진명 베스트컬렉션’(새움)을 펴냈다. 데뷔작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전 2권)를 비롯해 ‘몽유도원’(전 2권), ‘황태자비 납치사건’, ‘1026’, ‘하늘이여 땅이여’(전 2권), ‘최후의 경전’, 최근작인 ‘천년의 금서’ 등 모두 7종 10권으로 디지털교보문고에서 전자책으로도 동시에 출간됐다.
11일 만난 김씨는 “기존 작품들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쓸데없이 너무 많은 말을 한 부분은 솎아낸 개정판”이라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의 비밀을 파헤친 ‘1026’은 2003년 펴낸 ‘한반도’(1·2권)를 대폭 수정해 제목까지 바꾼 것이다. ‘최후의 경전’은 ‘코리아닷컴’(1·2권)의 개정판이다.
김씨는 “그동안 내 소설 내용이 허구인지, 사실인지 의문을 품은 독자들이 많았다”면서 “내가 어떤 근거를 갖고 소설을 썼는지를 밝힌 작가노트를 함께 펴냈다”고 말했다. 작가노트는 작가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취재해 해당 작품을 썼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담긴 것으로 베스트컬렉션을 구입하는 독자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김씨는 “소설은 허구라는 장치를 통해 내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라며 “이야기는 허구지만 내 작품은 기본적으로 팩트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허구라는 장치를 통해 잃어버린 역사의 진실을 찾는 작가이고, 내가 포착한 팩트가 정확하다고 받아들일 때에만 소설을 썼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으로 ‘몽유도원’, ‘황태자비 납치사건’, ‘천년의 금서’를 꼽았다. 김씨는 다음 작품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에 북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중국과 한국의 움직임을 다룬 장편을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대하소설을 쓸 계획이다. 김씨는 “우리의 역사의식이 점차 희박해져 가고 있다”며 “고구려의 이상과 얼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과 고구려 영웅들의 이야기를 쓰려 한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