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목사장로 기도회서 불교테마공원 반대서명
입력 2010-05-11 16:49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건립을 막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동참해 주십시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목사·장로 기도회가 열리는 광주 송정중앙교회 예배당 입구에선 서명 작업이 한창이다. 불교테마공원 조성 반대를 위해 이틀 만에 1000여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4000장의 유인물을 제작해 참석자들에게 배포했다. 불교테마공원 조성 방지를 위한 대책위원장인 이상민(대구 서문교회) 목사는 10일 목사·장로 기도회에서 현 상황을 설명했다.
구미 상모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한상태(80) 장로는 “여기 와서 사안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면서 “정부 돈, 그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특정 종교에 쏟아 붓는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성토했다. 부산에서 온 김상만(68) 장로는 “하나님은 우상의 제단을 가장 싫어하신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돈을 지원한다는 건 명백한 특정종교 편향”이라고 주장했다.
서명을 받고 있는 김용관(44·대구 북부교회) 집사는 “그동안 자세한 정보가 없어서 그런지 이야기를 듣고 분노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이번 목사·장로 기도회엔 예장 합동 소속 목사와 장로 3000여명이 참석했다.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열리는 ‘목사·장로 기도회’는 ‘교단 교회 정체성 확립’을 주제로 교단과 교회, 신학교의 보수·근본신앙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반대와 열린 예배 저지, ‘목적이 이끄는 삶’ 저자인 릭 워런 목사의 신학사상 검증 등을 주장하며 보수적 색채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문은 서정배 총회장이 열었다. 개회예배에서 서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주일예배는 물론 수요예배와 주일학교 예배까지 축제예배로 명칭을 바꾸며 열린 예배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젊은이를 예배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세상 문화에 맞게 교회 분위기를 고쳤지만 회개와 신앙고백도 없고 설교 대신 연극을 올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총회장은 “신앙을 다음세대에게 전수하고 교단이 살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리고 주일성수와 교단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엽 선교사(미국독립장로회 선교부)도 “릭 워런이 비성경적 에큐메니컬 운동을 강조하며 교회의 세속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WCC 총회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정준모 대신대 교수는 “WCC가 채택한 종교다원주의와 인본주의가 ‘오직 성경’이라는 개혁주의 전통을 외면하고 신학과 신앙의 절대 기준을 흔들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그리스도 중심의 구원관에서 신 중심의 보편적 구원론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선교 목적으로 시작된 WCC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점점 정치선교로 변질되고 있는데 순수한 영혼구원의 복음선교에서 사회봉사 중심의 사회정치선교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찬 총신대 교수도 “종교다원주의와 안티 기독교가 확장되고 교회 내 세속화가 확산되는 현실에서 교회가 회복되기 위해선 사랑의 마음을 갖고 말씀을 따라 거룩한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오후집회에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예장 합동이 회복해야 할 것은 정통보수 개혁신학과 성경적 교회론, 경건한 영성과 거룩한 삶의 정체성”이라며 “바른 지표와 방향성을 회복해 교회와 성도를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강의 후 교회와 교단, 국가를 위해 기도했다.
매년 1회 열리는 목사·장로 기도회는 교단 내 최대 행사다. 47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기도회는 교단 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총회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기도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2일에는 길자연(왕성교회) 송태근(강남교회) 목사, 정일웅 총신대 총장 등이 강사로 나선다.
광주=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