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D-30] 사상 최고 전력… 원정 첫 ‘G16’ 해낸다
입력 2010-05-11 17:49
한국 축구가 상시(常時) 월드컵 16강 국가에 도전한다. 홈 어드밴티지 월드컵 4강(2002년)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리더라도 언제든 16강에 오를 수 있는 축구 선진국 그룹(G16) 가입을 준비한다. 첫 신고식 무대는 30일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축구 G16이 갖는 의미=엄밀히 따져 한국은 아직 세계 축구 16강 밖에 머물러 있다. G16에 들려면 적어도 월드컵 16강 진출을 걱정하는 단계는 지나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6차례 원정 월드컵(1954년 스위스 대회 포함)에서 단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출전 32개국을 기준으로 세계 축구 그룹을 4강권(G4), 8강권(G8) 그리고 16강권 (G16) 국가로 분류할 수 있다. G4는 전문가들이 꼽는 남아공월드컵 우승후보를 말한다.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아르헨티나가 여기에 속한다. G8은 우승후보 차순위 정도로 독일, 잉글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추가된다. 가장 최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대체로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최근 벌어진 월드컵에서 G8 국가 구도(유럽+남미)에는 현격한 변화가 없었다.
한국이 도전해야 할 G16부터 비유럽, 비남미 국가들이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일찍 유럽 축구에 눈을 뜬 아프리카 대륙이 앞서나가고 있다. 북중미, 아시아, 오세아니아 국가들도 안정적인 G16 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 목표를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고 강조해 왔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25·AS모나코) 이청용(22·볼턴) 등 한국 축구의 발전된 세계화 수준과 월드컵 본선 총 7차례 출전(2002년 한·일월드컵 포함) 경험이 명실상부한 G16 가입의 밑바탕이라는 것이다.
남아공에서 실패하면 한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원정 월드컵 16강에 올라보지 못한 나라는 세계 무대에서 축구 선진국으로 기억될 수 없다. 남아공월드컵이 지난 4년간 한국 축구의 진보 또는 후퇴 여부를 말해준다.
◇남아공 베스트 11은 누구=허정무호는 역대 월드컵 최고 멤버로 남아공 대회에 나선다. 해외파가 베스트 11 주축이 되는 글로벌 팀 구성이다.
현재까지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거의 없는 가장 확실한 베스트 11은 9명 정도다. △골키퍼 이운재(37·수원 삼성) △수비수 이영표(33·사우디 알 힐랄), 이정수(30·일본 가시마 앤틀러스), 조용형(27·제주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박지성, 김정우(28·광주 상무), 기성용(21·스코틀랜드 셀틱), 이청용 △공격수 박주영 등이다. 9명 가운데 유럽파가 절반에 가까운 4명(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이다. 공격 성향이 강한 유럽파 4명의 활약 여부가 남아공 성패의 분수령이다.
나머지 베스트 11 두 자리는 오른쪽 수비수 1명과 박주영과 호흡을 맞출 공격수 1명이다. 오른쪽 수비수로 차두리(30·독일 프라이부르크) 오범석(26·울산 현대), 공격수로 이동국(31·전북 현대), 이근호(25·일본 주빌로 이와타)가 경합 중이다. 네 선수 모두 경기 스타일이 달라 상대팀이 누구냐에 따라 선발 출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34·중국 다롄 스더)은 후반 조커가 유력하다.
조별리그 1차전 그리스전(6월 12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무조건 승리(승점 3 확보), 2차전 아르헨티나전(6월 17일 오후 8시30분) 무승부 또는 패배(가급적 승점 1 확보), 3차전 나이지리아전(6월 23일 오전 3시30분) 승리 또는 무승부(최소 승점 1 확보)가 허정무호 승점 예산표다.
B조 한국은 16강에 오를 경우 A조(프랑스·우루과이·멕시코·남아공) 1, 2위와 16강전 크로스 매치를 갖는다.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태극전사들은 남은 경기에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다. 둥근 축구공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16강전 이후 단판 승부는 더욱 그렇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