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의 재정클리닉(10)
입력 2010-05-11 15:48
금융상품 선택, 藥이냐! 毒이냐!
남편 월급에 영 성이 차지 않던 아내를 위해 몇 년 전 난생 처음 해 본 재테크에 실패한 천안에 사는 변씨가 최근 금융상품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때마침 제대로 된 투자라는 걸 해 보고 싶은 찰나에 회사에서 예기치 않은 보너스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작금의 금융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있다. 이따금씩 날아드는 미국이나 유럽발 소식에 이제는 한 나라가 아닌 전세계의 주식이나 채권,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친다. 국내만 해도 1만개가 넘는 펀드상품이 있고 수많은 회사와 재무 상담사들이 추천하는 새로운 상품들은 도저히 분간하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정보에 둔감한 다수의 금융 소외 계층들이 생겨나고 그들은 몇 개월 후에 아파트 중도금 낼 뭉칫돈을 연 0.2% 정도의 이자밖에 안주는 일반저축예금에 넣어놓고 또 수개월 후에 사용해야 할 목돈을 단기적인 고수익의 유혹 때문에 펀드나 주식에 투자한다. 또 어떤 이들은 5~6년 후에나 필요한 자녀들의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변액보험에 가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변액보험은 최소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할 경우에는 적합하다고 할 수 있지만 만약 10년 이내에 찾게 되면 투자 원금도 찾기 힘든 상품이다.
그러면 금융상품 선택,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목적과 기간에 따라 선택하기
무엇을 위해 저축하고 어떠한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를 사전에 정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1억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도 힘들고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족 여행을 위한 자금, 교육자금, 노후자금 등 용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자금 지출계획과 투자기간을 일치시킨다. 투자기간에 따라 상품의 선택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상대적으로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다.
투자위험 회피하기
투자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고수익과 세제혜택 등에 현혹되어 한 곳에 너무 많은 비중을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과세 상품은 대부분 장기간 투자를 요구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저축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자금을 비과세 상품에 지나치게 많이 투자할 경우 자금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곤란을 겪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몇 가지 금융상품 선택원칙과 상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투자 기간이나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시입출금이나 비상자금 용도로는 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적합하고 1년 이내에 사용할 자금은 발행어음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회사채, 정기예금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2년 이상 투자를 통해 목돈을 마련하고자 할 때에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전환사채 등이 있고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통해 세금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제고하는 데 적합한 상품으로는 장기주택마련펀드(저축), 변액보험, 연금저축 등이 있다.
우리가 자산을 모으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시간과 종자돈(Seed Money), 그리고 수익률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져 있지만 투자수익률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며 저축할 수 있는 금액도 차이가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투자수익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이다. 자산을 모으는 데 있어 이 시간의 가치를 깨달았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김진만·보아스파이낸셜클리닉 대표(재정 상담이나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면 cafe.daum.net/boazfn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