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쁜 친구… 20년 지기 운영 휴대전화 대리점서 1억 횡령

입력 2010-05-10 21:34

서울 강북경찰서는 20년 지기 친구가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모(42)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고교 동창인 김모씨가 운영하는 서울 수유동의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일하며 2007년 9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943차례 1억3050만여원을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다.

경찰에 따르면 2007년 9월 김씨는 편의점을 운영하던 고교 친구에게 휴대전화 대리점 사업을 제안했다. 친구는 투자비만 대고 김씨가 매장 관리를 맡았다. 친구는 김씨를 믿고 자신의 통장과 인감증명서까지 맡겼다. 그러나 김씨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사용요금, 휴대전화 판매 대금, 통신회사에서 받은 영업수수료를 챙기고 친구의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 대출업자 고모씨로부터 400만원을 대출받기까지 했다.

김씨는 1년간 영업 이익이 한푼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친구에게 거짓말했다. 친구가 이를 이상하게 여기자 김씨는 2008년 10월 잠적했고, 친구는 같은 해 12월 강북서에 고소장을 냈다. 전국을 떠돌아다닌 김씨는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금곡동에서 검문하던 경찰에 붙잡혔다. 그날 밤 김씨와 친구는 19개월 만에 강북서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두 사람은 대질 조사에서 눈물을 흘렸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이 오래 사귄 친구가 잡혀 오히려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유리 노석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