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국방 “RDX, 서방·공산권 모두 사용”

입력 2010-05-10 18:36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0일 “어뢰 제조에 사용되는 화약성분인 ‘RDX(Research Development Explosive)’가 서방세계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 “RDX는 2차대전 때부터 사용된 폭약성분으로 옛 소련을 포함한 다수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사용되었고, 현재는 모든 국가의 군과 산업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최근 사회 일각과 일부 언론,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부정확한 내용을 근거로 한 무분별한 논란은 원인 규명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이 RDX가 공산권에서도 쓰인다고 밝힌 것은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RDX가 1898년 독일에서 처음 제조된 뒤 영국과 캐나다를 거쳐 미국 등에서 대량 제조돼 주로 서방권에서 사용돼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RDX가 서방권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면 북한이 어뢰로 공격했다는 것이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화약성분을 분석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며 “다른 국가의 무기체계에 대한 자료가 공개된 게 별로 없어 일정 루트를 통해 입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든 자료는 미국에 보내는 등 한·미가 공유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등에도 앞으로 조사 결과를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오후 김 장관을 방문해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 진전사항과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대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 사령관과 김 장관은 천안함 후속 조치로 동·서해상에서 연합 대잠(對潛)훈련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도 이날 충남 계룡대 대회의실에서 한민구 참모총장 주재로 천안함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주요지휘관회의를 열었다. 육군은 초동조치 및 위기대응체계 보완, 침투 및 국지도발 대비작전 지원, 전력증강 보완 방향, 장병 정신전력 강화 및 근무기강 확립 등 7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회의에는 사단 및 여단급 이상 지휘관과 육군본부 차장급 이상 부서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