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 충격] 부산 G20 재무장관 회의… 유럽발 위기속 시선 집중

입력 2010-05-10 21:39

그리스발(發) 재정위기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각국의 경제수장이 모이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G20의 선제 대응이 이웃 신흥국의 피해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또다시 국제공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윤증현 장관 주재로 다음달 4∼5일 부산에서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장관은 그리스 재정위기에서 시작된 남유럽 금융위기 문제를 집중 협의하고 권고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재무장관 회의에서 오고 간 내용을 토대로 6월 말 각국 정상이 모이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남유럽 위기의 충격 최소화 방향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G20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재정 위기와 관련한 유로지역 정상과 유럽연합(EU) 재무장관 간의 조치를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도 밝혔다.

게다가 이번 회의는 G20의 국제공조 필요성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데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사실상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됐던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출구전략 시기를 두고 경기 회복 속도가 다르니 각국 사정에 맞게 차별화하자는 의견을 모았었다. 긴밀한 공조라는 기존 입장에서는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불과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상황이 바뀐 것이다.

이날 오전 남유럽 경제위기를 주요 안건으로 하는 G20 재무차관 긴급 전화회의(콘퍼런스콜)가 열렸다. 현재 비상회의 중인 유럽권 국가가 빠졌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거시경제 회복, 금융규제 개편을 고민하던 G20의 시선이 혹시 모를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비한 회의였다. G20 의장국 자격으로 이번 회의를 주재한 신제윤 재정부 차관보는 “남유럽 위기 충격 해소를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신 차관보는 “6월 부산 회의는 그리스 등의 문제에 대해 개별국가에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기보다 신속한 구제 절차 이행을 통해 위기 확산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될 것”이라면서 “부산 회의의 논의를 거쳐 6월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공통된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회의에 앞서 G20 재무차관들은 19일 베를린에서 만나 의장인 신 차관보의 조율 아래 그리스 상황에 대한 진행 경과를 사전 점검하게 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