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 충격] “위기의 EU…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다”

입력 2010-05-10 18:44

산업혁명 이후 세계사를 주도해온 유럽이 갈림길에 서 있다는 지적이 유럽연합(EU) 내부에서 나왔다.

EU가 정·재계 인사 12명으로 구성한 미래자문그룹(리플렉션 그룹)은 지난 8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년 후 세계무대에서 EU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지금이 EU의 역사적 전환기”라며 “정치인과 시민, 고용주와 노동자 등 우리 모두가 현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공통의 목표를 위해 뭉칠 때에만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래자문그룹은 2007년 펠리페 곤살레스 전 스페인 총리를 중심으로 출범했으며, 2030년 EU에 닥칠 문제를 예상하고 대응책을 내놓기 위해 ‘프로젝트 유럽 2030’이라는 보고서를 준비해왔다.

이 보고서는 금융 경제위기의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EU 27개 회원국 중 16개국이 단일 통화 유로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제외된 2원 구조를 지적, 경제 운용의 통합적 조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EU의 경제 분야 지도력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유로화와 유로화의 바탕이 된 안정 성장 협약 틀이 위기에 대처해 통일된 경제정책을 실행하는 데 불충분했다”고 분석했다. 협약이 유로존 국가의 재정 적자와 물가 상승 폭을 제한하면서도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금융기구의 기능과 감독 개혁, 노동시장과 연금 제도의 전면 개편, 핵에너지 도입을 포함한 에너지 공동 전략 수립, 기후변화 대책 주도, EU 탄소세 도입, 여성 노동인구 확대와 연구개발투자 확충, 개방적 이민정책 도입 등을 제시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