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교권…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행·폭언 8년간 9배 급증
입력 2010-05-10 21:30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언·폭행 등이 전체 교권침해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09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활동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는 총 237건으로 이 가운데 학생·학부모의 폭언·폭행·협박 등이 108건으로 45.6%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다음으로 학교안전사고 피해 41건(17.3%), 교직원 간 갈등 41건(17.3%), 신분피해 18건(7.6%), 명예훼손 14건(5.9%) 등의 순이었다.
특히 학생·학부모의 교사 폭행·폭언 등 교권침해 행위는 지난 8년간 9배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학부모의 부당행위는 2001년 12건에서 2003년 32건, 2005년 52건, 2007년 79건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교총은 대표적인 학생·학부모의 교권침해 사례로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 욕설을 한 학생의 뺨을 때린 담임교사가 형사 고소된 사건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교사의 교직생활 만족도도 떨어졌다. 교총이 지난해 교원 6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본인 및 동료 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를 묻는 질문에 ‘최근 1∼2년간 떨어졌다’는 응답이 55.4%로 가장 높았다.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학부모·학생에 대한 권위 상실’이라는 대답이 66.4%나 됐다.
교총은 “지난해 교권침해는 전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는 오히려 늘어났다”면서 “교단의 권위를 높일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