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다시 ‘好好’
입력 2010-05-11 00:24
국내 최대 해운사 한진해운이 1분기 흑자전환(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이는 지난달 현대상선에 이은 것으로, 양대 컨테이너선 주력 해운사가 모두 턴어라운드했다. 해운경기는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즉 글로벌 경기회복세는 해외 물동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해운 운임을 올린다.
한진해운은 10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1조9262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특히 컨테이너선 부문은 주력노선인 북미와 유럽항로 물동량 증가 및 운임회복으로 12.6% 증가한 1조5523억원을 달성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매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컨테이너 시황의 회복에 따라 영업환경 개선이 예상된다”며 “올해 흑자경영을 달성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현대상선은 1분기 매출액 1조7500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측은 “강도 높은 비용절감과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및 운임회복, 유조선 시황 개선 등에 따른 것”이라며 “2분기 미주노선 컨테이너 운임 인상이 마무리되면 실적 회복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해양부는 4월 주요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163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4월에 비해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월간 물동량을 기록했던 2008년 3월(165만3000TEU)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 1∼4월 누적 물동량(607만3000TEU)이 지난해 같은 기간(492만6000TEU)에 비해 대폭 상승했고 2008년 동기(604만7000TEU)보다도 늘어남에 따라 연간 물동량이 사상 처음으로 1800만TEU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9월 이후 금융위기로 장기간 불황의 터널을 지나온 미국 컨테이너 시장도 회복세다. 해운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는 최근 미국 컨테이너 수입량이 2010년 4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가량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또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수 수준을 나타내는 HR 지수는 4월 21일 399.5에서 28일엔 426.8, 지난 5일에는 438.8로 치솟았다. 한국선주협회는 현재 부산에서 미주와 유럽지역으로 수출하는 1TEU당 컨테이너 화물 운임이 각각 2100달러와 2000달러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을 멈추고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도 381척(90만7000TEU)으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TEU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향후 컨테이너선 주력업체들의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한진해운에 대해 “컨테이너 운임의 급격한 상승세로 인해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벌크선(건화물선)이 주력인 STX팬오션도 1분기 무난히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36억원을 달성, 일찌감치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STX팬오션은 오는 1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는 최근 중국 등이 철광석과 원자재 수입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지난 2월 15일 2566이었던 세계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7일 3608을 기록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브라질의 건기가 다가오면서 철광석 수출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철광석 재고 부족 및 석탄 수요 강세 등 긍정적인 면이 작용해 BDI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2분기에는 한층 더 호전된 실적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