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제로 넘치는데 광교·별내는 ‘후끈’

입력 2010-05-09 19:50


경기도 수원 ‘광교지구’에 청약바람이 분다. 남양주 ‘별내지구’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특정지역의 100대 1을 넘는 청약열풍은 분양시장의 극단적 양극화를 대변한다. 2차 보금자리주택 청약경쟁률에도 이 같은 현상은 재연됐다. 서울 강남권은 8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보인 반면 기타 지역은 0.1대 1이라는 극도로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광교신도시 광교e편한세상이 6일부터 이틀간 1순위 모집을 진행한 결과 192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116명이 청약해 평균 10.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20개 주택형 모두 1순위 마감됐고 특히 전용면적 145㎡B형은 수원 및 용인을 제외한 기타 경기지역의 경쟁률이 111.88대 1을 기록하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120㎡F형 서울 인천 지역 경쟁률이 2.4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1순위 모집을 실시한 별내신도시 한화 꿈에그린 더 스타 역시 54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91명이 청약해 평균 2.91대 1의 경쟁률로 3개 주택형 모두 1순위 마감됐다. 84㎡B형 당해 지역이 1.46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84㎡C형 서울 인천 지역의 경우 8.47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와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민간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두 지역이 청약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 입지에 대한 장점과 함께 실수요자들이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교e편한세상은 올해 광교신도시에 공급이 예정된 7700여 가구 중에서도 전체 1970가구의 대단지에다 광교신도시 내에서도 최적 입지로 수요자들의 기대치를 높여왔다.

유제규 광교e편한세상 분양 소장은 “청약 결과를 보면 수원과 용인 지역 청약자 비율이 높다”며 “입지, 가격, 실수요자 움직임 등 3박자가 맞물리면서 민간 분양 침체 상황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화 꿈에그린 더 스타의 성공은 분양가가 3.3㎡당 1055만원선으로 지난해 분양된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보다 100만원 정도 싼 데 더해 인근 지역의 수요가 밀집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청약 돌풍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민간 분양 시장의 회복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예외적인 성공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IMF 외환 위기 직후에도 수도권 일부 인기 지역에 한해 청약 과열 현상이 빚어졌다”며 “부동산 침체기에도 입지가 검증된 지역은 실수요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7일 시작된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접수 결과 서울 강남권과 경기지역이 극과 극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곡과 세곡 2지구는 3자녀 및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첫날 모두 217가구 공급에 1783명이 몰려 평균 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마감된 반면 경기지역 4개(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부천 옥길, 시흥 은계) 지구는 2536가구 모집에 271명이 신청해 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청약시장의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