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또 화산재 비상…제2 항공대란 우려

입력 2010-05-10 00:10

유럽 하늘길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아이슬란드 화산재가 다시 유럽 대륙으로 남하하면서 8일부터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 등 남서유럽의 주요 공항이 폐쇄돼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서양 횡단 비행도 지연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을 포함해 북부지역 19개 공항을 폐쇄했다. 포르투갈에서는 리스본, 포르투, 파루 노선 항공기 137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프랑스에서는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마르세유 공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특히 니스 국제공항 항공편에 대해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림에 따라 오는 12일 개막 예정인 63회 칸 국제영화제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영국 런던의 스탠스테드 공항에선 스페인, 포르투갈, 카나리아 제도 등으로 가는 라이언에어 항공기 25편이 취소됐다. 런던의 다른 공항에서도 결항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항공기 결항 사태는 9일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대서양 횡단 노선도 지연되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은 대서양 횡단 노선의 비행시간이 평균 90분에서 2시간 더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도 대서양 횡단노선이 일부 지연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서양을 통과하고 있는 항공편들이 아이슬란드에서 아조레스 군도에까지 뻗쳐 있는 화산재 구름을 피하기 위해 그린란드 북쪽으로 우회하고 있어서다.

유럽항공통제청(유로콘트롤)은 전날 3만342편이던 유럽 항공기 운항 편수가 8일 약 2만5000편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로콘트롤은 9일 “화산재 구름이 독일 남부와 체코 공화국, 오스트리아 일대 상공을 덮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달 유럽 항공대란을 촉발시켰던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6일 새로 분출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그린란드와 스페인 북부까지 1900여㎞에 걸쳐 있는 화산재 구름 탓에 비행 스케줄이 조정되고 있는 것이다. 화산재가 분출을 멈추지 않는 한 제2항공 대란으로의 발전 여부는 풍속에 달려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