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산성 향상 사례’ 살펴보니… 관리자 바꾸고 문제해결 그 자리서 ‘집요한 현장관리’
입력 2010-05-09 21:01
자동차용 볼트를 생산하는 ㈜선일다이파스는 지난해 초만 해도 ‘풍전등화’ 같은 처지였다. 2007년 말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매출이 절반으로 줄면서 급기야 적자를 기록한 것. 그대로 놔뒀다가는 부도는 시간문제였다. 위기가 기회로 변신한 건 경영진이 현장 쇄신을 단행하면서부터다.
관리직 위주의 현장관리를 ‘문제발생시 즉시 해결이 가능한’ 현장 감독자 중심으로 바꾸고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했다. 효과는 빠르고 놀라웠다. 시스템 도입 4개월 만인 지난해 4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 31.7%, 노동생산성은 18.1% 향상됐다. 무엇보다 완제품 불량률이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국내외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9일 내놓은 ‘현장 생산성향상 이야기’는 ‘뿌리산업’인 제조업의 다양한 활로를 제시하는 유용한 참고서가 될 만하다. 부단한 노력으로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국내외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48개 제조업체들의 공통분모는 ‘집요한 현장관리’였다.
20년째 산업용 특수 테이프를 만드는 태영화학공업㈜은 매일 이뤄지는 현장 직원들의 업무개선활동인 ‘원모어(One-More) 캠페인’이 대박을 터뜨렸다. 제품생산공정 과정에서 개선할 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공유하고 성과에 대해 포상하는 제도다.
도입 1년 만에 재료비를 5% 줄였고, 생산성은 5% 늘어났다. 특히 재료비 절감에 따른 비용 절감은 연 7억원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 파악부터 개선활동과 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현장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는 게 생산성 향상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선박 부품을 제조하는 ㈜광산도 현장중심의 문제해결방식인 ‘MBWA(Management By Working Around)’ 활동으로 재미를 봤다. 경영진이 현장 순시를 하면서 발견하는 문제점에 대해 ‘즉시’ 직원들에게 의사결정을 내려주는 것. 그 결과 고객만족도는 92%에서 97%로, 고객불만사항 접수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직원들의 업무개선 제안건수가 2006년 128건에서 2008년 1252건으로 10배나 증가했다.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포스텍전자도 ‘아래로부터 위로’ 이어지는 현장직원과 경영진 간 의사소통 구조가 폐업 직전의 회사를 10개월 만에 살린 핵심 비결로 꼽혔다.
박재찬 기자